출판사 제공 책 소개

흑백 TV와 함께한 1956~1980년까지의 시대상을 기록과 추억으로 되살린다 <제국의 후예들> <거인의 추억(최동원 평전)>의 작가 정범준, 흑백 TV 시대를 조명하다 ‘아씨’에 울고 ‘쇼쇼쇼’에 웃던 1956~1980년까지 흑백 테레비 시대를 기록하다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부리캉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서생원에 고양이 바둑이는 돌돌이~ 이 이름을 들을 때 누가 생각나시는지? <시크릿 가든>의 현빈이나 개그맨 김형곤이 아니라 코미디언 서영춘이 생각난다면, 당신은 ‘흑백 테레비’를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세대다. TBC <고전 유머극장>에서 서영춘이 ‘서수한무~’를 부르며 숨넘어가는 장면에 배꼽을 잡은 기억이 있다면 이 책은 당신이 어릴 적 받고 행복해했던 ‘종합선물세트’가 될 것이다. 흑백 텔레비전 그 아득한 시간 여행 속으로 한국 방송사에서 흑백 텔레비전 시대는 1980년 11월 30일로 끝이 났다. 방송통폐합에 의해 동양방송이 마지막 고별 방송을 끝으로 사라진 날이 11월 30일이며, 그 다음날 12월 1일부터 각 방송사는 컬러 방송을 송출한 것이다. 『흑백 테레비를 추억하다』는 이 ‘사라진 방송사들’에 관한 기록과 추억을 한데 엮은 책이다. 흑백 텔레비전에 대한 아련한 추억은 물론이고 초창기 방송인들이 척박한 환경에서 일구어낸 치열한 역사를 조명하는 데 의의가 있다. 흑백 텔레비전의 역사만을 다룬 책이 없었다는 점에서도, 또 방송의 역사만이 아니라 ‘시대상’도 그려본다는 점에서도 이 책이 갖고 있는 독특함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흑백 텔레비전 시절 한국 방송의 변화 과정을 정리하고, 1956~1961년대의 KORCAD(한국 최초 방송국), 1961년의 DBC, 1964~1980년까지의 TBC(동양방송)를 중점으로 주요 방송 프로그램과 인물, 그 시절의 방송 일화를 다루었다. 또한 방송이 가져온 사회적 변화의 양상과 그 시대의 문화를 다루면서 동시에 저자의 추억을 곁들여, 그때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듬뿍 맛볼 수 있다. 손과 발과 땀으로 쓴 논픽션 작가 정범준은 논픽션 전문 저술가이다. 대한 제국 황실의 후예들을 다룬 『제국의 후예들』이나 야구선수 고(故) 최동원의 생애를 다룬 전기 『거인의 추억』, 작가 이병주를 다룬 문학적 평전 『작가의 탄생』 등을 썼다. 저자는 이 논픽션들을 쓰기 위해, 각종 기록물과 문헌들을 뒤지는가 하면 인터뷰와 취재도 병행하였다. 글로 된 텍스트만이 아니라, 말과 삶 자체를 대상으로 총체적인 다큐멘터리를 구성해 보는 방식이다. 작가는 KORCAD 방송 3년치, DBC 방송 1년치, TBC 방송 16년치 등 20년치의 TV 편성표를 일일이 다운로드받아 들여다보고, 기사 검색을 위해 눈을 비벼가며 마이크로필름을 넘기고, 바스라질 것 같은 오래된 책을 한 장 한 장 조심스럽게 복사하는 등, 온갖 문헌들을 찾아 사실의 조각들을 맞춰보는 작업을 통해 이 책을 완성했다. KORCAD와 관련된 자료를 다루면서는, 편성표나 문헌과 증언 등을 일일이 대조해 가며 한국 방송사와 드라마사에서의 오류를 수정하였다. 물론 방송 프로그램들을 들여다보면, 하나하나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는 많은데, 이를 엮고 구성하려고 보면 작가 자신도 요령부득이었다고 말한다. 자칫 프로그램 나열이 될 소지가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KORCAD·DBC·TBC와 프로그램들은 하나의 ‘사라진’ 바다였다. 저자 자신도 “바다의 심연에 빠져 급속히 힘을 잃어간다는 절망감에 빠지”기도 했다. 몇 번을 쓰다가 방치하고 다시 쓰고 하는 것을 반복했다. “구성의 묘안은 어느 날 기적같이 찾아왔는데 대학 시절 과제물로 냈던 ‘자기소개서’가 집필의 물꼬를 터 주었다.”고 한다. ‘기록’만이 아니라 ‘추억’을 같이 다루면서, 지루한 프로그램의 나열이 아닌, 사회상과 시대상, 개인적인 감회까지 입체적으로 조명하게 된 것이다. 결국, 애초 구상부터 완성까지 6년 이상이 걸려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 내용 소개: 1956~1980년까지 흑백 TV 시대를 조명하다 이 책의 1부는 1950년대 중후반, 전후(戰後)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이 땅에 텔레비전 방송국을 세우고 악전고투 속에 방송을 이어나간 민간방송 KORCAD, DBC의 역사와 그 사람들에 관련된 이야기다. 당시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시대상과 뒷얘기도 덧붙였다. 생방송 도중 유치원생 아이가 오줌을 싸고, 놀란 어머니는 뛰쳐나가고, 제작진은 당황해하고, 이 화면이 그대로 나가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는 일화 같은 것도 가미된다. 한국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을 향한 선구자들의 노력과 열정도 담았다. 영화 <시네마천 국>에서 알프레도가 모든 열정을 바친 ‘시네마 파라디소’가 불에 타버렸듯이, 한국의 ‘테레비 파라디소’ 격인 KORCAD, DBC 방송국도 허무하게 재로 화해 사라져버렸다. 1부는 ‘테레비천국’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2부에서는 TBC와 그때 그 시절을 담았다. TBC는 1964년에 개국해 1980년 11월 문을 닫았다. 1964년은 박정희 대통령의 취임 원년이었고 그는 1979년 10월 서거했다. TBC의 17년과 박정희 대통령의 통치 기간은 묘하게, 거의 일치한다. 경제개발과 독재, 화려와 빈곤, 성장과 소외, 웃음과 울음이 중첩되는 이 시기를 TBC 프로그램과 당시 시대상을 엮어 이야기하려고 했다. 약간의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처음엔 제작 환경이 열악해 TBC는 외화(外畵)나 방화를 주로 편성한다. 이 외화가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그러다 사회가 발전하고 제작 환경이 좋아지자 일일연속극이 인기를 얻는다. 만들면 보는 수준이 돼버려 하루 5편의 일일연속극이 방영되는 일도 생긴다. 정부가 일일연속극에 대해 규제를 하자 주말연속극이 탄생한다. 1977년 한 집 건너 한 집에 텔레비전 수상기를 보유하게 되고 수출은 100억 불을 돌파하고 탤런트라는 새로운 스타가 부상하기 시작한다. TBC 출신 탤런트가 국회에 진출해 당시로서는 충격을 주는 일도 일어난다. 1부 한국 텔레비전 방송이 열리다 한국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국 KORCAD는 1956년 5월 12일 첫 전파를 쏘아 올렸다. 작가 이병주의 어느 칼럼에는 “TV도 못 보고 죽은 친구를 한탄”하는 대목이 나온다 한다. 컬러 TV는 물론 인터넷, 스마트폰, 패블릿 PC를 보지 못하고 죽은 이도 있겠지만, 텔레비전이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문명의 이기일 것이다. 그러면, 그때 텔레비전에 대한 인식은 어땠을까? 1956년 5월 13일자 한국일보는 ‘라디오와 활동사진을 겸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말은 방송은 곧 라디오인데 거기에 활동사진까지 겸한 것이 TV라고 생각했다는 뜻과 같다. 한국 방송의 선구자인 황태영 사장은 미국에서 방송 장비와 기술, 기술자들을 들여와 개국 준비를 하였고, 정부 관계자들의 반대에 부딪치자 당시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개국 허락을 받았다. TV 수상기는 200대, 기자재는 15만 달러 상당이었다고 기록은 전한다. 한국 최초의 방송이었기 때문에, 각종 ‘최초’ 기록이 남겨졌다. 한국 최초 TV 방송 아나운서는 서명석이었고, 한국 최초 공채 PD는 최창봉이었다. 한국 최초의 TV 광고는 ‘유니버어설 레코오드’의 “깨지지 않는 레코드”였고, 한국 최초의 TV 드라마는 1956년 8월 2일 방영된 <용사>였다.(한국 최초 드라마에 대해서는 <사형수>인지 <용사>인지 증언과 기록이 엇갈린다. 작가는 최초 보도된 기사를 참조하여 최초의 드라마는 <용사>와 <사형수>가 같은 작품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