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AFKN을 통한 팝의 전파, 한국 방송이 추동한 K팝의 성장 K팝의 역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주한 미군 방송, 즉 AFKN의 영향이다. 미군 대상의 영어 방송이었지만, 한국인도 청취하고 시청할 수 있었던 AFKN은 한국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대중음악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졌다. AFKN을 통해 유입된 미국 최신 대중음악은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고, K팝으로의 발전에 영향을 주었다. AFKN으로 유입된 미국 팝 음악은 미8군 무대, 음악감상실, 팝송 잡지 등을 통해 확산되었다. 이는 K팝의 뿌리라고 할 만한 ‘한국적 팝송’ 또는 ‘팝 스타일 가요’가 등장하는 데 기여했다. AFKN이 팝을 전파했다면, 한국 방송은 K팝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상업 방송이 등장한 1960년대부터 한국의 방송은 팝을 확산하고 팝 스타일 가요를 발전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1960년대 라디오의 DJ 프로그램은 팝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고, 1970년대 라디오의 심야 방송은 팝만이 아니라 포크 같은 팝 계열 가요의 확산에 기여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TV의 음악 쇼 프로그램을 통해 스탠더드 팝, 록, 포크 등 다양한 팝 스타일 가요가 한국적 토양을 형성할 수 있었다. 젊은 수용자층의 특성을 고려했던 이런 음악프로그램들은 국가주의적 통제와 민족주의적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부는 퇴폐를 이유로 통제했고, 대학가를 중심으로 종속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미국 팝 음악의 모방과 번안, 그리고 팝 스타일 가요의 창조 과정에서 수행했던 방송의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역할을 분석하는 것은 K팝의 역사를 살펴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책은 1945년부터 1980년까지의 시기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미군 방송이 팝송을 본격적으로 유입했던 1945년부터 상업 방송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팝송을 확산하고 팝 스타일 가요를 창작하도록 했던 1980년까지의 시기를 다루는 이 책은 당시 신문·잡지 기사를 비롯해 미국 아카이브 자료와 방송 관계자들의 회고록, 구술 자료까지 다양한 자료들을 넘나들며 성근 부분들을 메꿔간다. 대중음악 연구자들이 K팝 연구에서 비교적 소홀히 했던 방송의 역할을 보완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