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을 만들고 영웅을 움직인 남자, 제갈량!
난세에 더 빛나는 '인간 제갈량'의 지혜를 만나다
중국 역사가 인정한 지혜의 화신, 제갈량.《삼국지연의》에서 그는 가장 매력적인 인물 중 하나로 언제나 빠지지 않는다. 봉건시대 사람들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는 그의 강인한 정신력을 칭송하며 자신의 신명을 갈고닦기 위한 모범으로 제갈량을 본받으려 했으며, 현재도 중국에서는 그의 지혜를 따르고자 하는 '제갈량 신드롬'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소설이나 희극에서 보던 그의 신격화된 모습에는 과연 얼마 만큼의 진실이 들어 있을까? 그리고 그 가려진 진실 속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은 과연 얼마나 될까?
서문에서 저자는 이런 질문을 제기한다.
'제갈량은 왜 삼국 분쟁이 끊이지 않던 시대에 약세였던 촉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했을까? 곳곳에서 영웅들이 일어나던 시기에 왜 강한 세력에 자신을 의탁하지 않고 남양에 은거한 채 농사를 지으며 살았을까? 정계에 진출하기에 앞서 어떻게 천하의 형세를 꿰뚫어보고 융중대책을 제시했을까? 왜 북벌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고, 그 북벌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모두 제갈량의 충성심, 지혜와 관련된 문제라고 말하고 있는 저자는 이러한 질문을 분석하다 보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제갈량의 이미지와 모순된 면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를 통해 제갈량의 진실한 모습을 재발견하므로써 현대인들이 그를 칭송하는 이유를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제갈량 읽는 CEO(홍자오 지음, 김민정 옮김, 21세기북스 출간)'의 저자 홍자오는 기존에 출간되어 있는 '제갈량 찬양론'을 지양하고, 제갈량을 현대적인 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그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는 지나친 제갈량의 우상화에는 큰 문제가 있다고 말하며, 제갈량의 충성심과 지혜를 부각시키려고 역사적 진실 속에 자리한 그의 다양한 인생 역정을 간과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중국에서 퍼지고 있는 '제갈량 신드롬'은 순수하지만 단순한 현상에 머물고 있을 뿐 아니라, 그를 틀에 박힌 인물로 박제시켜버렸다. 저자는 이처럼 모순투성이가 된 제갈량의 이미지를 바로잡고 그에게 덧칠한 것을 벗겨낼 때야 비로소 제갈량에 대한 존경심을 현대적 사고와 연결시키고 제갈량 신드롬을 지적 재산으로 되돌리는 '고민' 자체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삼고초려' '차동풍' '군유설전' '칠금맹획' '와룡조효' 등 과장이 섞인 일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실제로 있었던 일과 관련된 '융중대책' '육출기산' '읍참마속' '강유포섭' 등을 다루고 있다. 때문에 시작부터 끝까지 그의 장점과 단점이 적나라하게 분석되어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논어'를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다.
"군자의 허물은 마치 해와 달이 일식이나 월식을 일으키는 것과 같아서 누구나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고친다면 사람들은 모두 그 용기를 우러러본다."
결국 제갈량은 '완벽한 인간'은 아니었을지언정 '위대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난세에서 더욱 빛나는 제갈량의 사람됨, 처세 능력, 정치력, 용병 등 그의 지혜를 현명한 견해를 가지고 현대적 가치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칼 없이 난세를 이기는 지혜"
천하를 얻으려면 세상의 근본을 구하라
오랜 세월 제갈량은 지혜와 도의 상징으로 중국인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그는 초려를 나오기 전에 이미 천하삼분을 알았으며, 초선을 이용해 화살을 날리고 불로 적벽을 불태웠고, 형주와 성도를 취하고 한중을 얻었다. 또한 칠종칠금으로 남방을 평정하여 천하삼분을 이루어 촉나라의 기반을 다졌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충성을 다해 일하다가 결국 과로로 전장에서 병사했다. 죽을 때까지 온몸을 바친 그의 모습은 후세 사람들에게 최고의 본보기로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신격화된 제갈량의 모순된 모습을 철저하게 벗겨내며 '신'이 아닌 '인간 제갈량'의 모습으로서 재해석한다.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1장에서는 제갈량에 대한 서적과 그의 역사적 흔적들을 살펴보면서 그가 신격화된 이유를 밝혀내고 있으며, 2장에서는 최고의 충신으로서 황제의 대권을 휘두른 까닭과 인간적인 법가 사상을 적용했던 그의 정치적 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3장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융중대책이 과연 진정한 예견인지를 살펴보고, 그 정책의 득과 실을 분석한다. 그 외에도 육출기선의 진정한 의도와 제갈량의 결정적 실수, 공명정대했던 제갈량의 법치 사상 그리고 인재 선별에 대한 태도 등을 살펴본다. 마지막에는 제갈량의 허와 실을 적나라하게 정리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본받아야 할 점과 반면교사 해야 할 점을 세세하게 제시해주고 있다. 저자는 제갈량이 공적과 과실, 장점과 단점이 아주 뚜렷하기에 그가 '화제의 인물'이 되었고, 이에 대해 끊임없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결국 이 모든 행위가 그를 인정하며 긍정적인 시각을 가졌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그는 공명정대하고, 하늘의 이치를 따르고, 근본을 구하는 군자이며 지자(智者)였기에 그의 단점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그의 위대함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