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는 방법을 안다면 너를 쓰러뜨릴 수도 있는 그 힘을 없애 버릴 수 있어.” 북아메리카 원주민 라코타 인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삶과 사랑과 진실, 지혜에 관한 빛나는 가르침. <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는, 아메리카 원주민 라코타 인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온 삶과 사랑과 진실, 지혜에 관한 빛나는 가르침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이며 라코타 수우 족의 일원인 조셉 마셜 3세는, 뛰어난 이야기꾼이자 타고난 영적 치유자다. 그가 어릴 시절 백인 아이들로부터 인디언들을 모욕하는 말을 들었을 때, 그의 할아버지는 이런 조언을 들려준다. “말이 상처를 안겨줄 수도 있지. 하지만 네가 그렇게 되도록 허용할 때만 그래. 만일 네가 바람이 너를 그냥 스치고 지나가게 하는 법을 익히기만 한다면 너를 쓰러뜨릴 수도 있는 그 말들의 힘을 없애버릴 수 있어.” 라코타 인들은 이렇게 삶의 바람과 맞서는 지혜를 할아버지에게서 손자에게로, 노인에게서 젊은 세대로 전했다. 숭고한 지혜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라코타 사람들의 이야기는, 듣는 이의 영혼에 가닿고 가슴 깊숙한 곳까지 파고드는 힘을 지닌다. 과거 라코타 인들 역시 거대한 삶의 폭풍을 마주한 적이 있었다. 라코타 인들은 아메리카 대평원 북부에서 가장 큰 부족이었으며, 그들은 인간은 우주라는 ‘대생명계’의 일원이며 다른 모든 생명체들과 혈연관계를 맺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라코타 인들의 평원에 백인들이 들어오면서 그들의 삶은 커다란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무기를 가진 백인들은 라코타 인디언들의 생명줄인 들소를 무차별적으로 도살하고, 인디언들을 보호구역에 몰아놓은 뒤 ‘인디언 길들이기’에 돌입했던 것이다. 라코타 인들은 그들만의 언어와 종교, 전통을 포기하도록 강요받았다. 그러나 라코타 인들은 그 바람이 자신들을 지나가게 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라코타 인들은 물리적으로는 패배했지만 정신적으로는 패배하지 않았다. 그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사용한 것은 전통적 삶의 방식과 온갖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든 ‘이야기’였다. 라코타 인들은 자식들에게 라코타 어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라코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또 그 이야기들이 내포하고 있는 가치관들을 통해 그들의 본래 정신을 잊지 않게 했다. 그렇게 해서 라코타 문화는 압도적인 백인 문명 속에 포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조셉 마셜은 말한다. “‘너를 죽이지 못하는 것들은 너를 더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라는 격언이 진실이라면 우리는 아마 지상에서 가장 강건한 문화를 가진 민족의 하나일 것이다.(351쪽)” 예전에 라코타 사냥꾼이자 전사였던 사람들은 양물푸레나무로 자기가 쓸 활을 만들었다. 가장 튼튼한 활을 만들려면 잘 말린 나무를 써야 했다. 그와 같은 재질의 나무를 얻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전통적인 방식은 적당한 키와 굵기를 가진 양물푸레나무를 찾아내서 베어낸 뒤 최소한 5년간 잘 건조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라코타 전사들은 벼락 맞은 성숙한 양물푸레나무가 있는지 늘 잘 살펴보고 다녔다. 그런 나무는 번개의 어마어마한 힘에 의해 순간적으로 건조되었고, 따라서 그런 나무로 만든 활은 가장 튼튼하고 강했다. 벼락 맞은 양물푸레나무는 희귀했다. 하지만 그런 나무는 가장 힘겨운 고초를 겪었고 가장 힘겨운 고초는 가장 강한 힘을 낳으므로 라코타 전사들은 그런 나무를 최고로 쳤다.(266쪽) “우리가 찾는 법만 알고 있다면 인생은 여러 가지 선물을 안겨준다.” 지혜의 바람을 타고 우리 삶의 드넓은 초원 위로 솟아오르는 해답들. 이야기를 잃어버린 세대에게 전하는 라코타 인디언의 열두 가지 선물. 조셉 마셜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선물은 바로 지혜이다. 그리고 이 선물은 반드시 후대에 전해 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걸맞게 그는 라코타 조상에게서 전해 받은 삶의 지혜라는 선물을 타고난 유머 감각과 삶에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재창조하여 세상에 전해왔다. <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에서 그는 라코타 고유의 역사와 민속이 담긴 풍부한 이야기에 자신의 체험을 곁들여 아메리카 원주민 철학의 정수와 열두 가지 미덕을 제시하고 있다. 라코타 인들이 보여 주는 용기, 인내, 겸허, 사랑 등의 가치들은 서구문화에서 그들이 갖는 무게감과는 그 질이 다르다. 그들에게 있어 이 미덕들은 추상적이고 공허한 것이 아니라 나날의 삶에서 꼭 필요한 구체적인 가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훈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우리의 영혼에 호소하고 가슴 깊이 울려오는 진실함과 감동을 전해준다. <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에는 아득한 옛 시절부터 라코타 사람들을 떠받쳐온 풍요로운 신앙, 가치관, 지혜들이 진실하게 담겨 있다. 그것은 이야기를 잃어버린 세대에게 라코타 인들이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사슴여자의 신화는 존경심에 관한 교훈을 가르쳐주고(74쪽), 성난말의 전설은 겸허함에 관한 교훈을 가르쳐주며(28쪽), 독수리 이야기는 연민의 중요성을 가르쳐준다(218쪽). 이 이야기들은 라코타 문화의 정수와 그 문화가 생존하게 된 연유를 아울러 밝혀준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이 내포한 의미들은 우리가 영위하는 나날의 삶 속에서 깊이 메아리친다. 깊이 있고 강한 흡입력을 지닌 <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는, 영적이고 윤리적인 삶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는 책이다. 그 이야기들은 라코타 사람이 아닌 이를 라코타 사람으로 변모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삶에 흥미나 호기심을 지닌 이들에게는 많은 걸 제공해줄 것이다. 여러분이 받아들여줄 마음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들은 우리가 이 세상에 전해주는 선물이 될 수 있다. 그것들은 우리의 승리와 패배, 우리의 강함과 약함에서 나왔다. 그것들은 깊숙이 꿍쳐둔 비밀 같은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인생길의 이정표들이요, 지혜의 바람을 타고 우리 삶의 드넓은 초원 위로 솟아오르는 해답들이다. (11쪽) “타코자, 마카 위초니 킨 헤체나 크텔로(얘야, 삶은 계속된다).” 모든 새날은 우리의 생이 경주가 아니라 여행이요, 홀로 걸어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면서 대생명계의 일원이 될 또 다른 기회다. 라코타 인들은 삶이 원을 그리며 순환한다고 믿는다. 원을 뜻하는 말인 ‘가오홈니’는 라코타 사람들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개념이다. 연못에 돌을 던지면 그 중심부에서 일어난 둥그런 파문들이 점점 더 커지면서 널리 퍼져나간다.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은 원을 그리면서 땅바닥에 떨어진다. 해와 달은 둥글며 그들은 원을 그리며 움직인다. 대평원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토네이도도 원을 그리며 움직인다. 라코타 인들에게 이러한 순환은 이 세계를 움직이는 원리이자 생생한 리얼리티였다. 그러므로 그들은 인간은 대지의 일부분이며 대지는 인간의 일부분이고, 모든 생명은 인간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백인들의 세계관이 은폐하고 부정하는 죽음 역시도 인디언들에게는 삶의 과정의 일부이다. 모든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돌아가시기 며칠 전 할머니와 나는 할아버지가 임종하실 때가 가까워졌다는 걸 직감했다. 할아버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기력이 떨어졌다. 나는 나름대로 태연한 척하려고 애썼지만 할아버지는 내가 고통스러워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훤히 아셨다. 어느 날 아침, 내가 차를 타서 입에 떠드리자 할아버지는 이미 바닥난 힘을 다해 몇 모금 마셨다. 그러고 나서 내 손을 어루만지셨다. 그 순간 나는 할아버지의 엄청난 정신력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신은 말씀하셨다. 비록 목소리는 약했지만 그 말씀은 선연하게 들어왔다. “타코자, 마카 위초니 킨 헤체나 크텔로.” 그건, “얘야, 삶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