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국내 최초 완역본 북유럽 신화 『에다』(‘고에다’, ‘운문 에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초판의 체제와 내용을 유지하되 첫째, 본문 전체를 원전과 대조하며 오류·오기를 바로잡고 미흡했던 부분들을 보완하였으며 둘째, 1995년 원전 간행 이후에 접근이 용이해진 고고학적 자료사진 또는 도판을 확충하고 각 자료의 해설을 보완하거나 새로 써서 본문에 배치하였다. 부록 ‘그림 해설’은 슈탕에 간행본을 번역한 것이므로 초판의 내용을 유지하며 일부 오기를 바로잡았다. 이곳의 해설은 본문의 각 도판 해설과 동일한 내용이나 일부 고유명사 표기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원전의 2004년 개정판에 따라 색인 항목 한 개를 추가하였으며, 그 밖에 문헌목록도 보완하였다.
북유럽 신화는 기록된 세계신화 가운데 그리스·로마 신화 다음으로 높은 완성도를 지녔다. 그 원본인 『고에다』(운문 에다)는 난해하지만 기본적인 구조와 주제에서 명료하고 매력적이다. 여기에는 고도로 지적인 창조신화부터 일상생활의 자잘한 행동규범까지 담겨 있다. 대체로 신화는 보편적·근원적 진실을 담을 수 있고, 신화의 진실은 그러한 속성 때문에 자주 시간과 공간과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는다. 『에다』 또한 이런 점에서 고대 게르만인들만의 소유가 아니며, 망각된 과거의 흔적으로만 머물지 않을 것이다.
『에다』 원본, 즉 『고에다』의 형식과 내용을 치밀하게 살피는 기초작업이 한국에서는 최근까지도 시도되지 않았다. 몇 가지 출판된 번역들은 스노리 스투를루손의 『신에다』(산문 에다)를 독서용으로 재구성한 번안본에 기초하였다. 이에 우리는 이 신화집의 본모습을 정확히 읽고 파악할 수 있도록 『고에다』를 국내 최초로 번역하되, 가급적 원전의 형식까지 반영하여 율문 번역을 시도하였다. 집중적인 원전 조사와 분석, 그리고 외국 학계로부터 얻은 자문 끝에, 스위스에서 1995년 간행된 독일어본을 번역 원본으로 정하였다. 이 원본은 19세기 독일의 명망 있는 학자이자 고대문학 번역가 카를 짐록의 1882년 ‘수정 8판’을 토대로 만프레트 슈탕에가 상세한 해설과 도해를 덧붙여 출간한 것이다. 번역은 책임번역자의 총괄 아래 세 사람이 분담하였으며, 일반 독자의 교양독서뿐만 아니라 학술적 사용가치도 중시하였다. 이런 뜻에서 이번 번역의 계기가 된 책임번역자의 연구논문(「유럽의 신화와 민담」, 서울대학교 인문논총 특집 2002, 149면 이하) 일부를 발췌, 보완하여 부록에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