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술이 서툴고, 말주변이 없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술을 익히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화술을 배운다고 하면 무슨 선거에 출마할 사람이거나 심각한 언어장애라도 있는 사람이라고 오해하곤 한다. 이는 참으로 묘한 일이다. 사회생활의 요체가 되는 대인관계를 위해서라면 컴퓨터나 영어회화보다 화술훈련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데, 사람들은 화술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나는 안 되는 무엇, 타고나지 않으면 어차피 실패하게 마련인 것으로 생각하고 아예 체념한다. 물론 화술이 책 한 권 열심히 읽는다고, 강연 몇 번 듣는다고 금방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화술을 곧 ‘말하기’로만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놓는 말을 한다. 즉,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말하기’가 아니라는 것. 말하기는 커뮤니케이션의 절반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 절반은 ‘듣기’라는 것. 아니, 말하기보다 듣기가 더 중요하다고까지 강조한다. 그래서 저자는 어떻게 해야 청산유수로 말을 잘할 수 있는지만 강조하지 않는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쌍방향성이다. 화술은 테크닉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서 비롯된다. 청산유수로 말 잘하는 사람을 흉내 내는 것보다 짧은 인사 한마디를 건넬 줄 아는 용기가 훨씬 더 중요하다. 매끈한 말 몇 마디로는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는 없다. 오히려 그런 잔재주는 진심을 주고받는 데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달변가라고 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나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커뮤니케이션 관계를 다시 돌아보고, ‘화술’, 아니 ‘대화술’을 체념하고 있을 게 아니라, 당장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하나하나 훈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