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스의 스파르타

모리스 바레스 · 에세이
1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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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작가들의 여행기를 모은 ‘작가가 사랑한 도시’ 시리즈의 열두 번째 권. 19세기 말 프랑스를 둘러싼 정치적 혼돈 속에서 전통적 국가주의의 회복을 부르짖었던 모리스 바레스의 스파르타 방문기이다. 이제는 유적의 폐허만이 쓸쓸히 남아 있는 스파르타에서 그는 신화와 역사를 넘나들면서 진정으로 위대한 공동체의 정신을 집요하게 궁구해 간다.

저자/역자

목차

펠로폰네소스 지역 및 바레스의 여행지 지도 _ 06 스파르타의 주변 지역 _ 13 에우로타스 강에서의 저녁나절 _ 27 스파르타의 고전적인 아침나절 _ 32 아포테타이의 암벽 _ 40 내 열망의 동기들 _ 43 스파르타 박물관의 헬레네 _ 49 미스트라 등반 _ 51 황금빛 마을 _ 60 펠로폰네소스에서의 노새 여행 _ 76 옮긴이 해제 | 고독을 향한 질주, 스파르타를 향한 꿈의 여행 _ 85 모리스 바레스 연보 _ 97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신화와 역사의 땅에서 피어오르는 애국의 열정! 용사들의 영원한 고향, 스파르타 “드레퓌스가 무고한지, 죄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만약 그가 무고하다면 프랑스에 죄가 있다는 말이 되지 않는가?” 저 유명한 ‘드레퓌스 사건’을 두고 모리스 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처럼 프랑스 국가의 이익과 영광을 위해 사상투쟁을 불사했고, 그 결과 프랑스 국수주의의 지적 안내자라고까지 불리는 바레스의 사상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보불전쟁에서의 패배로 고향인 로렌 지방이 프로이센에 할양되고 만 것이다. 이 ‘식민의 기억’은 그에게 ‘강한 국가’라는 이상향을 심어 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가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고 머나먼 미지의 땅도 아닌,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영락해 버린 고대 스파르타를 찾은 이유를 짐작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타이게토스 산맥의 숨막히는 장엄함을 따라 스파르타에 도착한 바레스는 ‘스파르타식 교육’(아고게)으로 유명한 교육훈련장을, 300명의 군사로 페르시아의 10만 대군에 맞섰던 용맹한 레오니다스의 무덤을, 전사가 될 수 없는 어린아이들을 떨어트렸던 아포테타이의 절벽을 둘러보며 감회에 젖는다. 그에게 스파르타는 공동체의 안녕과 이상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용기가 있었던 용사들의 고장, 이를테면 완벽한 “종마 사육장”이었던 것이다. 고대 유적에서 꿈틀대는 강건한 정신과 애국의 열정, 이것이야말로 그가 이곳 스파르타에서 확인하고, 또 프랑스에 깃들기를 바랐던 미래의 비전이었으리라. 신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환상특급 여행기 하지만 이 여행기의 진정한 백미는 눈에 보이는 것들의 범위를 넘어 확장되는 작가의 상상력이다. 바레스에게 “인생은 감각의 여행이고 현실과 상상의 꿈이 결합한 여행이다. 진정한 풍경은 우리들이 눈으로 보고 느끼는 현실의 겉모습이 아니라 과거의 인간 역사와 삶이 담긴 상상의 풍경”(옮긴이 해제 중에서)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여정 속에는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의 유혹에 넘어갔던 레다, 쌍둥이 별자리의 주인공 카스트로와 폴리데우케스, <파우스트>에서 괴테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헬레네, 수많은 프랑크족이 참전하였던 십자군 전쟁 등 신화와 역사 속 에피소드가 수없이 맞물려 들어간다. 스파르타라는 낯선 땅과 신비로운 과거의 이야기들이 빚어내는 거대한 환상 속에서, 바레스는 공동체에 대한 헌신이라는 숭고하고도 고결한 정신을 향하여 자의식을 단단히 벼려 갔던 것이다. 유년의 트라우마가 강력히 작용하기는 했지만, 바레스가 처음부터 국가주의를 표방한 것은 아니었다. 그의 첫 소설 3부작이 ‘자아 예찬’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집요한 언어로 개인의 섬세한 감정을 파고드는 데 주력했고 당대 독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후 자신의 경험과 역사의식을 토대로 그 ‘자아’의 범위를 확장했고, 마침내는 그것을 프랑스라는 국가공동체에 귀결시켰던 것이다. 국회의원으로서 현실 정치에도 깊이 발을 담갔고, 자유주의의 입김이 거셌던 문단 내에서도 독특하고도 확고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작가 바레스, 이 여행기에는 그러한 그의 정치적 입장과 문학적 지향이 잘 녹아 있다. 한 사람의 작가가 밟아 나간 여행의 흔적은 세계를 꿈꾸는 그의 방식과 다를 바 없다. 열광과 흥취, 시적 감수성과 인류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그들이 여행에서 느낀 행복을 독자들에게 여과 없이 전하면서 삶과 행복에 대한 열정을 일깨운다. 뒤마의 말대로, “여행한다는 것은 완전히 말 뜻 그대로 ‘사는 것’”이지 않은가!! 우리는 어떠한 감각으로 여행을 할 것인가, 나아가 어떤 삶을 꿈꾸는가? ‘작가가 사랑한 도시’에 포함된 특별한 여행기들은 넘쳐 나는 오늘날의 여행 정보들만으로는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여행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 주고 또 그것을 음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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