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상곡

Notturno
2020 · 다큐멘터리 ·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1시간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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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상곡>은 아시아 서남부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와 쿠르디스탄 국경지를 3년간 담은 작품이다. 그렇지만 이 공간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이, 이곳 사람들의 삶의 단면을 가만히 포착한다. 동틀 녘 구보하는 군인들, 빈 건물을 배회하며 기도하는 여성들, 카누를 타고 강 건너 순찰하는 남자와 고기를 잡는 어린 소년, 그리고 연극 준비를 하는 나이든 사람들. 그들은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일을 한다. 군인은 보초를 서고 순찰을 돌고, 아들은 잃은 여인은 그 영을 기리고 가족을 챙기고, 가족들을 먹여야 하는 소년은 일을 하고, 나이 든 어르신들은 고국에 대한 연극을 준비하며 자기 몫의 대사를 외운다. 영화는 그들을 지켜본다. 전쟁과 폭력은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이들 삶 속에 공기처럼 스며들어 있다. 사람들의 눈빛, 표정, 행동, 무엇보다 아이들의 기억 속에 지울 수 없이 기입되어 있다. 영화는 인간이 만든 재해에 인간이 고통받고 있지만 어둠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연은 한결같이 아름답다는 점이 가슴 먹먹하게 한다. 인간사 희노애락과 무관하게 해는 뜨고 풀은 자라고 계절은 바뀌는 것이다. 마치 코로나 시대에도 봄이 되니 싹을 틔우고 꽃이 만발하듯이. (이승민)[제9회 디아스포라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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