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집과 정원을 촬영했다. 그림자는 이곳에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외로움과 평화로움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계절은 어머니의 정원을 지나 집으로 들어오는데,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 그림자는 공간에 짙은 사선을 그리며 드리운다. 각각의 그림자는 정지 상태와 움직임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나타내며 공간의 생생한 불안정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특성은 주관적인 영역으로의 통로를 연다. 영상에 담긴 목소리는 기억을 상기시킨다. 벽체는 그 너머에 머무는 사적인 공간에 다다르기 위해 내가 통과하는 스크린이다.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가를 바탕으로 장소를 경험하고, 우리 고유의 소리를 통해 타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장소성은 순간성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 (로버트 비버스) [제22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