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낯선 곳에서 눈을 뜬 중년의 외과의사 '나'는 자신의 삶에 숭숭 뚫린 기억의 공동을 발견한다. 그에게 남겨진 단서는 자신의 환자이자 연인이었던 15살 연하의 선영이 남긴 녹음테이프뿐이다. '나'의 내레이션을 따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의 기억은 그러나 죽은 자의 꿈에 불과하다. 잃어버린 기억을 메꾸려 했던 `나'의 노력은 어느새 자신을 빠져나올 수 없는 구멍으로 밀어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