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외세의 점령과 탈레반의 침략으로 인권이 유린되어 온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조 범죄’를 다룬 다큐멘터리 <희망의 숨결>은 극도로 가부장적인 아프가니스탄 사회에서 희생되고 있는 여성들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다. 삼촌에게 강간당해 임신한 굴나즈, 남편의 폭행으로부터 도망 중인 파리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자신을 강간하고 폭행한 남성들과 함께 남은 삶을 영위하는 것도 끔찍한 일이지만, 아무런 연고도 없이 나라를 떠나는 일들도 어린 그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삶일 것이다. 영화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처참한 인권 파괴의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려는 여성들과 그녀들의 삶에 희망을 불러넣기 위한 조력자들의 끈질긴 투쟁의 과정을 따라가고 있다. [2022년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