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마커의 혁신적인 포토-로망(photo-roman)은 영화라는 매체를 농축한 실험적 구성으로, 정지 이미지의 몽타주와 내레이션을 결합해 회귀하는 기억의 흐름과 인상적인 파편들을 만들어낸다. 화려한 특수효과 없이도, 이 공상과학적 상상력의 세계는 오직 이미지와 사운드만으로 미래와 과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든다. 영화는 기억과 시간, 존재의 본질을 탐색하며, 상상의 힘이 영화적 서사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제17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