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여자 그리고 꿈
Svanlaug Jóhannsdóttir
2024 · 다큐멘터리 · 아이슬란드
1시간 35분

아이슬란드 출신 가수 스바나와 생물학자 아그네스가 아이슬란드 전역을 여행하는 모습을 다룬 매력적인 다큐드라마. 활발한 여성이 운영하는 다양한 독특한 카페들을 방문하여 그들의 일상생활과 꿈을 탐구한다. 아이슬란드의 고요한 풍경 속에서 시작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일반적인 다큐멘터리처럼 사실만을 따라가지 않는다. 대신 연출과 음악, 그리고 약간의 환상적인 장면들을 더해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살짝 비틀며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어떤 장면은 마치 오래된 동화책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고, 음악과 연극적인 요소를 어우르며 현실과 연출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이게 진짜일까?’를 고민하기보단, 그 순간에 스며들게 된다. 감독은 이 스타일을 ‘마술적 사실주의’라고 표현한다. 다섯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아이슬란드 외딴 지역에서 직접 카페를 만들고 운영해 온 여성 여섯 명의 삶을 따라간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단순한 인터뷰나 일상의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 여성들의 몸짓, 표정, 주변 공간까지 섬세하게 포착해, 그들이 만들어낸 삶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한다. 사실을 보여주되, 그 안에 감정의 결을 불어넣는다. 〈빵, 여자 그리고 꿈〉은 다큐멘터리도 얼마든지 감정적이고 시적인 방식으로 사람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걸 조용히 증명하는 작품이다. 장르의 틀을 벗어나, 사람의 이야기를 사람답게 다룬다. [임시진] [제22회 EBS국제다큐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