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
Abel
2024 · 드라마 · 카자흐스탄
2시간 00분

<아벨>은 1993년 소비에트연방이 붕괴된 후의 남 카자흐스탄을 무대로, 한평생 협동농장에서 양치기로 일했던 아벨이 맞닥뜨리게 된 고난을 그린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협동농장의 해체가 결정되고, 노동자들은 농장의 소유물이 공평하게 배분되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관료들은 여전히 부정과 협잡을 일삼고, 빠르게 침식하는 자본주의의 위력은 한평생 양치기로 살아온 아벨의 가족들이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영화는 아벨과 그 가족들의 고난을 건조하고 관찰자적인 카메라로, 매우 사실적이고도 집요하게 따라간다. 특히 인물들 간의 관계를 촘촘히 보여주는, 13분 30초에 달하는 첫 시퀀스의 원 쇼트 신을 비롯하여, 잘 설계된 영화의 롱테이크 신들은 엘자트 에스켄디르 감독의 집요한 작가 정신을 보여준다. (박선영)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