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버스데이
덴마크에서 한국 음식을 만드는 니아, 한국에서 매일 서울행 버스를 타는 피터, 그리고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한분영. 이들은 모두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사람들로, 성인이 되어 자신의 뿌리를 찾던 중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한다. 자신들의 입양 서류 모든 것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조작된 출생일, 바뀐 성별, 위조된 의료기록까지, 이들이 발견한 것은 개인의 실수가 아닌 국가 차원의 조직적 아동매매 시스템이었다. 절망에 빠질 법한 상황에서 입양인들은 오히려 연대를 시작한다. COVID-19 팬데믹 중 온라인으로 연결된 이들은 Danish Korean Rights Group을 결성하고, 1천 명의 회원을 확보하며 2022년 한국 진실화해위원회에 ""해외입양 과정 중에 발생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조사를 신청한다. 이는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해외입양 인권침해를 인정하여, 조사를 착수한 첫 사례가 된다. 이들의 조사는 1950년대 해리 홀트의 대리입양 시스템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75년 역사를 파헤치며, 20만 명이 넘는 한국 아이들이 전 세계로 보내진 과정에 숨겨진 미국과 한국 정부의 이해관계를 드러낸다. 한편 프랑스의 입양인 예술가들은 ""나는 꿈에서도 백인으로 등장한다""며 분열된 정체성의 고통을 고백한다. 한국인도 프랑스인도 아닌 '무리 밖'의 존재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입양은 생존을 위한 새로운 언어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이들은 작품 활동을 통해, 입양과 정체성에 대해 고찰하며 그들만의 연대를 이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진실화해위원회는 367명의 신청 중 56명에 대해 인권침해를 인정했다. 개별적 고통에서 시작된 이들의 여정은 국제적 연대로 발전하며, 이제 입양인들과 그들의 자녀 세대까지 나서서 진실 규명과 화해를 위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