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땅

브라질의 페르난두 카르도수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민의 예금 전체를 몰수해 경제적 혼란을 초래했던 1990년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이 일로 해서 80만명에 이르는 청년들이 브라질을 떠났다고 하는데, 주인공인 파코 역시 그런 인물들 중의 하나이다. 브라질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포르투갈의 리스본으로 날아가지만 그곳에서도 주인공은 이방인일 뿐이다. 이방인인 주인공에게는 늘 죽음의 위협과 추적이 따르고 그가 안주할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이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살레스 감독은 스릴러와 감성적인 멜로의 옷을 입힌다. 영웅심이 넘치지만 무모한 성격의 남자, 불법적인 거래와 밀수, 냉혹한 악당 등 낯익은 성격의 인물들과 설정으로 볼 때 이 영화는 분명 전통적인 스릴러 장르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은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미리 다 보여주면서도 관객들을 영화에 빠져들게 만드는 월터 살레스 감독의 능숙한 연출력으로 아주 독특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EBS 영화팀 소개글) 배우를 꿈꾸는 청년 파코(페르난도 알베스 핀토 분)은 상파울로에서 늙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고향인 스페인으로 돌아가길 꿈꾸며 푼푼이 돈을 모아오던 어머니는 자신의 예금이 모두 몰수당하자 그 충격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어머니를 여윈 파코는 브라질에서의 삶에 염증을 느끼게 되고, 교활한 골동품 거래상 이고어를 만나 다이아몬드 원석이 가득 담긴 바이올린을 포르투갈의 리스본으로 밀수하는 일에 끼어들게 된다. 리스본에 도착한 파코는 다이아몬드를 사기로 계약한 사람과 만나기 위해 호텔로 들어가지만 불행하게도 계약은 깨어져 버리고, 이 일로 파코는 살인과 음모로 가득한 도시에 내던져지고 만다. 우연히 헤로인에 중독된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웨이트리스 알렉스를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그것도 잠시. 두 사람은 이고어가 이들을 죽이기 위해 보낸 암살자들의 추격을 받게 되고, 두 사람의 끝없는 도주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