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직원 테디는 사촌 동생 돈과 함께 회사 대표 미셸을 납치할 계획을 세운다. 오직 둘만이 미셸이 지구에 잠입한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외계 행성의 침공을 막기 위해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작전을 감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납치된 미셸은 자신이 외계인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그녀의 실종을 수사하는 형사가 개입하면서 상황은 점점 통제불능의 국면으로 치닫는다. <부고니아>는 한국영화 <지구를 지켜라!>(2003)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CJ ENM이 기획과 제작에 참여했다. 원작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다크 코미디적 요소를 유지하면서, 요르고스 란티모스 특유의 미학과 부조리한 세계관을 한층 강화했다. 특히 감독의 페르소나인 엠마 스톤이 연기한 미셸은, 성별이 바뀐 캐릭터임에도 시대성을 반영하며 더욱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 많던 꽃들은 어디로 갔을까」가 흐르는 엔딩은, 원작을 기억하는 관객에게도 신선한 충격과 씁쓸한 여운을 안겨줄 것이다. (박가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