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A árvore
2022 · 드라마/단편 · 브라질, 스페인
21분

커미션: 브루스 베일리의 세계관에 영감을 받은 서로 다른 세대의 영화감독들이 모여 참여한 스페인 아스쿠나 센트로아의 전시 《여기 어딘가에서 천국까지》(2022년 10월-2023년 4월, 가비녜 오르테가 기획) 2018년 10월, 정치적 개인적으로 압도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나는 일기를 찍기로 마음먹었다. 끊임없는 상영과 작품 발표로 가득 차버린 영화적 경험으로부터 나 자신을 자유롭게 하 고 싶었고, 대개는 필름 밖으로 밀려나버리는 모든 것들과 더불어 삶의 일상적이고 특별한 측면들을 반영한 살아있는 시네마를 찾고 싶었다. 대본 없이, 상영 없이, 카메라는 그 모습을 드러나기 전까지 셀룰로이드 필름 안에 잠겨 있을 삶의 어떤 순간들의 공범이 될 것이었다. 촬영 행위는 신체에 필수적인 신진대사 활동에 지나지 않은 것처럼 일종의 이미지 신진대사와도 같았다. 그리하여 이미지는 유령적이고 역사적이며 감정적인 에너지의 단순한 포착이 되었다. 〈나무〉는 예술가이자 뮤지션이며 숲의 신비주의자였던 나의 아버지, 길례르미 바즈와의 대화로부터 확장된, 영화 형식을 띈 하나의 의식이라 할 수 있다. 길례르미 바즈는 인류가 행한 모더니티의 치명적인 진보에 대해 가장 첨예한 경계에서 살며 성찰했고, 본능적으로 음악을 작곡하고 영화를 자신의 ‘정신적인 아버지’로 여겼으며, 무엇보다도 그 자신의 삶이 가장 위대한 작품인 사람이었다. —아나 바즈 [제21회 서울국제실험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