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가위
2000 · 단편 · 한국
14분
변두리의 한 이발소. 이발사 김상사는 친구와 다방 종업원에게 이발소 벽면 한 곳에 액자로 만들어 고이 소장하고 있는 금빛 가위에 얽힌 내력을 들려준다. 이발사는 손님들에게 벽면에 걸어둔 가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버지가 4.19혁명 때 구속을 당했고, 취조실에서 그 가위로 수술을 당했다는 이야기. 자느라 이야기를 놓친 다른 손님에게 이발사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한다. 경성고보에 다녔다는 아버지는 어느새 서귀포공고 출신으로 변해 있다. 우리는 그 이야기들이 거짓이라는 걸 알지만, 이야기 속 사건들이 실재했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이발사의 이야기를 단순한 허풍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비극적인 역사의 공유는 이발사의 이야기를 한 편의 우화로 보여지게 만든다. (이가은) [2023년 24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