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밤
마지막 밤
2024 · 단편 · 한국
24분
“만일 지금이 이 세상의 마지막 밤이라면 어떡하나?” 존 던 (JohnDonne) 졸린 눈을 비비며 각성 상태를 유지하려 하지만, 비루하고 무거운 눈꺼풀은 쉬이 덮인다. 지금 눈을 감으면 다시는 눈 뜰 수 없을 거 같은 절체절명의 마지막 순간에 터져 나오는 듯한 이 질문은, 오늘날 수많은 아이러니를 마주하며 내뿜는 깊은 한숨과 어찌할 바를 모르는 당혹감의 흔적으로 읽힌다. 마치 잃어버린 성장의 시간을 되찾기 위해 쉼 없이 가속하는 불안 증세나 세상에 희망이 없는 듯한 무기력과 공황장애 증상은 흡사 시대의 징후처럼 보이며, 오늘 이 세계는 우리가 전에 갖고 있던 그 어떤 세계상이 포함되지 않기라도 한 것인 양 심각한 방향 상실을 보여준다. <마지막 밤>은 여전히 잔재하는 재난의 시간에 깨어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거칠게 그려낸 마지막 밤 풍경이다. 오늘이 정녕 마지막 밤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흐르는 시간을 붙잡을 수 있을까? [제22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