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y Oh

두 검사
평균 5.0
누군가 열리게 두었기에 열려있던 문들로 이뤄진 체계에서, 어디선가 반복되고 있는 부조리에 대해서. Oppressive is the system of closed doors. But that's just history, right? (제목에 대한 주저리, 스포 포함) 제목은 <두 검사>지만, 우리는 한 검사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그렇다면 두 번째 검사는 누구일까?'라는 궁금증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첫 번째 후보,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전직 검사. 체계에 끝까지 맞서고는 있지만 그 끝이 보이는, 어쩌면 주인공의 미래일 수도 있는 모습의 검사다. 이 둘이 제목의 '두 검사'라 하면, 주인공의 마지막 모습을 생각했을 때 이들은 동일시된다. '두 검사'는 체계 내에서의 무력감을 강조되는 제목이 된다. 두 번째 후보, 힘겹게 만난 검찰총장. 주인공은 알 도리가 없었겠지만, 사실 이 사람은 1936-1938년의 대숙청을 이끌었던, 당시 검찰총장이자 실존인물 안드레이 비신스키다. '두 검사'는 순진하다면 순진할 정도로 신념을 갖고 이상을 좇는 젊은 검사, 그리고 부조리를 형성하는 체계 꼭대기에 위치한 검사의 대비를 보여주는 제목이 된다. 둘 다 말이 되고, 둘 다 충분히 의도되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좀 더 와닿는 해석이 둘 있다. (물론, 이 둘도 의도되었을 수도 있다.) 셋째. 주인공과 같이 이상을 바라며 앞으로 나서는 검사가 있는가 하면, 조용히 묻어가는 검사도 분명 있을 것이다. 두 번째 검사는 체계에 순응하는, 그렇기에 영화에 나오지도 않는 그런 검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두 검사'는 주인공이 나타내는 가치의 이면까지 내포하는 제목이 된다. 넷째. 사실 제목의 두 검사에 주인공이 포함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주인공을 제외한 두 인물(수감된 전직 검사와 검찰총장)이 제목의 두 검사라 하면 대비 지점들이 보다 극명해진다. 검사라는 타이틀을 가졌던 비슷한 나이의 두 사람이 말도 안되는 이유로 체계 내 최상위와 최하위로 갈렸던 현실이 도드라진다. 주인공이 제목에 자리 잡지 못할 나름 적절한 이유도 있다. 연인도 가족도 없다는 점이 강조된 주인공은 나머지 둘과 달리 역사가 기억해줄 방법도 없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