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

페르낭 브로델 · Humanities/History/Social Science
2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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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의 거장 브로델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자본주의의 맨얼굴과 밑동을 파헤친 역작. ‘역사학의 교황’이라는 찬사가 손색없던 브로델은 ‘구조’와 ‘전체사’의 틀로 역사를 조망함으로써 현대 역사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브로델의 가장 야심찬 작업은 그러한 틀거리로 자본주의 문명의 심층을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는 것이었다. 그는 자본주의는 이윤을 따라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카멜레온과 히드라 같은 존재임을 밝혀냄으로써, 우리에게 현대 자본주의의 역사를 이해하고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참신하고도 넓은 지평과 혜안을 제공하였다. 이 책은 그가 심혈을 기울인 ‘장기지속으로서의 자본주의’ 연구의 결정판이었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길잡이판 격으로 그의 방대한 연구를 간결하고 수월하게 읽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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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강의1 물질생활과 경제생활에 대해 다시 생각하다 1. 인간의 삶은 일상생활에 묻어서 굴러왔다 2. 도시와 화폐가 근대를 만들어냈다 3. 시장경제는 생산과 소비를 잇는 연결고리이자 동력이다 4. 본연의 시장경제라는 바탕 위에서 자본주의가 번성했다 강의2 교환의 세계 1. 시장경제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2. 자본주의는 시장경제와 구별되는 시대의 활동을 가리키는 용어다 3. 시장경제는 물질생활을 희생시키면서 팽창한다 4. 긴 역사의 관점에서 볼 때 자본주의는 ‘밤의 손님’이다 강의 3 세계의 시간 1. 경제계는 그 자체로 완전한 경제 단위를 이루는 경제권이다 2. 자본주의는 세계의 불평등을 만들어낸다 3. 국민 경제는 국가가 물질생활을 반영해 만들어낸 응집된 경제 공간이다 4. 세계가 영국 산업혁명을 위한 효율적 조건을 만들어주었다 해제: 브로델이 들려주는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히드라 이야기 (김홍식) 1. 들어가기: 삶과 이야기, 그리고 시간 2. ‘구조’라는 이름의 인간의 조건을 세월의 무게에서 찾다 3. 역사를 탐험하는 배: 브로델의 모델 4.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기존의 시각을 뒤집다 삼층집 모델/자본주의가 사는 곳: 그 태생과 서식지/자본주의란 무엇인가?/다시 생각해봐야 할 브로델 5.『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 1976년 존스홉킨스 대학교 강연 옮긴이 주 참고 문헌

Description

■ 책 소개 방대한 브로델의 저작『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길잡이 이 책은 페르낭 브로델이 1976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세 번에 걸쳐 강연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프랑스어 강연 원고를 토대로 1977년에 영역본이 먼저 출간되었고, 지금 출판하는 한국어판 번역서의 프랑스어 원저는 1985년에야 출간되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의 강연은『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개요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브로델은 여러 가지 개념을 정밀하게 정의하지 않은 채 다양한 사료를 기반으로 방대한 분량을 저술했던 학자였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제한된 시간 내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강연 원고는 브로델 자신의 생각을 좀 더 선명하게 드러냈을 것이다. 한국의 독자들이 방대한 브로델의 저서를 이해하기가 수월치 않았을 것이다. 짤막한 분량으로 브로델 본인이 집약적으로 서술한 이 책은 그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서구언어권에서도 이 책의 원저와 번역본은『물질문명과 자본주의』못지않게 자주 인용될 뿐 아니라, 경제사회학 분야를 비롯한 여러 강의나 세미나이 필수 교재로 오를 정도로 중요한 저서다. 「강의 1 물질생활과 경제생활에 대해 다시 생각하다」에서 브로델은 먼저 경제사를 오랜 시간을 따라 천천히 진화하는 거대하고 구조적인 ‘장기 지속’의 관점에서 전개했음을 밝힌다. 그의 연구에서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일상생활인데, 인류의 삶은 절반 이상이 일상생활에 묻어서 흘러왔다는 것이다. 17세기로 들어서면 경제생활의 활력이 지중해에서 광활한 대서양으로 이동하고, 18세기는 경제 전반이 가속적으로 팽창하며 시장의 교환 도구들이 총동원되어 논리적으로 작동한다. 각 지역마다 시장의 양상은 다양하게 전개되는데, 세계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 유럽 경제가 앞섰던 것은 거래소와 다양한 신용 형태와 같은 우월한 장치와 제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유럽 외 지역에도 그러한 교환 메커니즘이 있었지만 그 발전 정도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런 본연의 시장경제라는 바탕 위에서 자본주의가 번성했다는 것이 논지다. 「강의2 교환의 세계」에서 브로델은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구별한다. 15세기에서 18세기까지 시장경제로 구성되는 활발한 생활공간이 지속적으로 확대된다. 브로델은 시장경제는 그 본성상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역할에 불과할 뿐 전체를 대변하지는 못하며, 시장경제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브로델은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시기를 소급해 자본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15~18세기 사이에 출현한 일부 메커니즘을 일상적인 시장경제로 분류할 수 없기에 자본주의라는 용어를 채용한다. 브로델은 자본주의가 성장할 수 있던 필수적 사회조건과 수직적 위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하여 긴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자본주의는 ‘밤의 손님’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다 갖추어졌을 때 자본주의가 당도한다는 것이다. 「강의3 세계의 시간」에서 브로델은 경제계 모델을 제시한다. 경제계는 지구 어느 한 부분에 국한된 경제를 가리키는데, 그 자체로 하나의 완전한 경제 단위를 이루는 경제권을 말한다. 경제계는 그들끼리 교역하는 일이 거의 없이 공존하면서 지구상의 인구 거주지역을 분할한다. 경제계는 하나의 핵, 즉 무게 중심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인 양 기존의 중심이 해체될 때마다 새로운 중심이 생겨난다. 대개 중심이 이동하기 전에 벌써 예전의 중심은 위협을 받게 되고, 몰아닥치는 경제적 악조건이 옛 중심을 무너뜨리고 새 중심의 출현을 확정한다. 자본주의는 매우 드넓은 공간을 권위주의적으로 조직하는 과정에서 태어난다는 것이다. 국민경제는 물질생활의 필요와 혁신을 반영해 국가가 정치적으로 만들어낸 통일되고 응집된 경제공간이다. 영국 혁명은 국민시장을 만들어낸 혁명이었다. 영국은 섬나라라는 특성 덕분에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외국 자본주의의 간섭을 배제하여 자국의 시장과 신생산업을 보호할 수 있었다. 브로델은 영국이 경제적 우위를 확립하고 그에 동반해 정치적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수백 년 이어온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유럽 경제계가 다른 경제계를 무너뜨리고 세계경제를 지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역자의「해제: 브로델이 들려주는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히드라 이야기」는 브로델의 학문세계와『물질문명과 자본주의』와 연동해 이 책의 이해를 한결 도와주며 또한 이 책이 갖는 의의를 풍성하게 설명해준다. 브로델은 이 책을 통해 15~18세기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시공간 속에서 자본주의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밝혀내고 있다. 이를 위해 약 400여 년 동안의 역사적 시공을 작업공간으로 설정해두고 자본주의의 정체에 접근하는데, 공간적으로는 서유럽을 중심으로 하되 동유럽과 중국, 일본, 인도, 이슬람 지역, 아메리카 대륙의 증거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아울러 자본주의는 경쟁에 바탕을 두기는커녕 경쟁을 없애는 ‘반시장’에 바탕을 두었다는 브로델의 견해는 기존의 자본주의에 대한 시각을 뒤집는다. 또 브로델은 자본주의를 이 술수에서 저 술수로, 이러한 행태에서 저러한 행태로 변화하는 능력을 지닌 ‘히드라’ 같은 존재로 묘사한다. 결국 브로델은 긍정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보는 것을 넘어서서 거대하게 버티고 있는 하나의 냉혹한 실체로서의 자본주의를 보여준다. 이런 브로델의 연구는 우리에게 현대 자본주의의 역사를 이해하고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참신하고도 넓은 지평과 혜안을 제공해준다. ■ 책 내용 인간의 삶은 일상생활에 묻어서 굴러왔다 ‘장기 지속’ 자본주의, 자본주의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나? “나름의 연구를 풀어갈 구체적 잣대가 필요했고, 그에 맞추어 범위를 좁혔습니다. 출발점으로 삼았던 것은 일상생활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전혀 의식하지 못하지만 우리 생활을 지탱해주는 습관 같은―관행이라고 하면 더 어울릴―것들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행동은 수천 가지에 달하지만 아무도 결정할 필요없이 그것들 스스로 완수됩니다. 사실 이러한 일상적 관행은 우리가 충분히 의식하지 못하는 것들입니다. 내 생각에 인류의 삶은 절반 이상이 일상생활에 묻어서 굴러갑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수없이 많은 행동이 뒤죽박죽 누적되고 무수히 되풀이되면서 우리 시대까지 이어집니다.” 브로델은 경제사를 오랜 시간을 따라 천천히 진화하는 거대하고 구조적인 장기 지속의 관점에서 전개해나간다. 이를 통해 인간의 명료한 의식 밖의 역사, 인간이 능동적 존재라기보다 피동적 존재로 놓이게 되는 역사를 살펴본다는 것이고, 그 출발점으로 삼은 것이 바로 일상생활이다. 인류의 삶은 절반 이상이 일상생활에 묻어서 굴러왔으며, 예부터 전해지는 수많은 행동이 뒤죽박죽 누적되고 되풀이되면서 지금의 시대까지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브로델은 이것을 물질생활이라 부르는데, 이전의 역사에서는 크게 다루어지지 않아 ‘커다란 역사의 공백’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먹고 입었는가의 문제는 아주 오랜 세월 수없이 많은 실험을 통해 선택된 결과들이다. 기술도 가장 밑바탕을 이루는 활동이고, 본질적으로 보수적이며 천천히 변화해왔다는 것이다. 화폐와 도시는 오래전부터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했고, 근대성의 뿌리깊은 요소다. 도시와 화폐는 근대성을 만들어냈는데, 변화를 촉발하는 동력이면서 동시에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했다. 브로델은 이 책을 통해 15~18세기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시공간 속에서 자본주의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밝혀내고 있다. 이를 위해 약 400여 년 동안의 역사적 시공을 작업공간으로 설정해두고 자본주의의 정체에 접근하는데, 공간적으로는 서유럽을 중심으로 하되 동유럽과 중국, 일본, 인도, 이슬람 지역, 아메리카 대륙의 증거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브로델이 이러한 연구를 위해 적용했던 대표적 모델이 삼층집 모델이다. 맨 밑에는 물질생활이 있고, 그 위에 시장경제가 있고, 꼭대기에 자본주의가 위치한다는 경제 모델이다. 교환경제는 태곳적부터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