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BJ

Notes from the Unknown
Avg 3.4
'듣보인간의 생존신고'는 당시 무명가수였던 이승윤의 뮤직비디오를 찍어주겠다고 한 주인공들의 뮤직비디오 제작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싱어게인'을 시청하지 않았고 이승윤도 잘 모르는 나한테 이 영화는 좀 멀게 느껴졌다. 이 영화도 브이로그식 다큐멘터리 영화다. 세 명이 주축이 되는 주인공들이 거의 맨땅에 헤딩식으로 이승윤을 찾아가서 뮤직비디오를 찍겠다고 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그들이 뮤직비디오를 구상하는 방식과 그 과정에서 거치는 다양한 어려움들을 이겨내는 이야기다. 브이로그식 다큐멘터리 (적어도 앞으로 나는 이런 종류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이렇게 부르려고 한다) 의 가장 큰 특징은 거칠다는 것이다. 보통 감독 본인이나 지인의 일상을 찍는 이런 다큐들은 극도로 간소화된 제작환경 때문에 촬영과 음향 상태가 좋지 않고 "전문적인" 느낌이 별로 안 든다. 하지만, 피부에 와닿는 아주 일상적이고 흔한 소재를 통해 누구든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들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와 인생의 더 깊숙한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런 영화들에서 이 기술적인 단점들은 오히려 장점이자 매력이며, 감독의 이야기가 곧 나의 이야기로 느끼게끔 해준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한계점은 바로 그 소재에 있다. 이승윤의 팬이나 '싱어게인'을 시청한 사람이라면 몰라도, 둘 다 아닌 나에게는 이승윤의 음악과 그에 대한 감명을 기반으로 한 감독들의 열정과 경험은 나에게서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출연자들이 모두 힘들긴해도 즐거워하는 것 같아서 보면서 "잘 됐으면 좋겠다"하는 가벼운 응원의 마음을 들 수는 있어도, 이들의 공감되지 않는 일상들은 결국 나에게는 반복적이고 따분한 전개로 느껴졌다. 또한 이들의 이야기가 더 깊은 주제를 건들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좀 의문이며, 꿈이나 희망이나 열정이라는 그들의 키워드가 영화를 통해서는 그냥 모호하게만 던져진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