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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그의 행복론은 세 가지에 있어 다른 책과 차별성을 둔다. 1) "행복을 어떻게 얻을까?"를 피한다. 2) 통상적인 행복에 대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3) 과학적 연구를 통해 인간 중심적이며 비과학적인 '행복신비주의'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심리학에 진화생물학적 오컴의 면도날을 들이밀었다. 즉, 행복은 다름아닌 '생존'과 '종족번식'을 위한 도구일 뿐. . _ 그러면 자연스레 나올 반문, '우리가 농담을 던지는 이유는 저 두 가지를 위함인가? 문명을 일군 역사적 인물들의 저의 또한?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킨 피카소마저도?' 맞다. 이미 심리학에 존재하는 용어인 피카소 효과(Picasso Effect). 여성편력과 맞물려, 그의 창조적 행위는 종족번식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 _ 행복은 감정의 격동에 따른 '부산물'일 따름이다.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는 '지속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며, 범위빈도이론에 의해 기준에 따라 행복의 정도가 변동되는 특성과 연관된다. 전교 1등을 계속하다 90점을 맞으면, 그에게는 이보다 지옥인 게 없다. 즉 becoming과 being의 문제로 귀결. 수능보고 대학생이 되었다고 인생이 장밋빛으로만 물든 게 아니다. . _ 중요한 건 'keep being consistently and differently'. 행복은 아이스크림과도 같은 것. 하지만 냉장고는 없다. 우리는 녹아 흘러내리는 베스킨라벤스 싱글킹을 한 번 먹고 만족할 수 없다. 드라이아이스는 집어 치우자. '슈팅스타'를 지속적으로 먹어주는 것, 그리고 '엄마는 외계인', '레인보우 샤베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또한 주기적으로-, 우리의 행복이 아닐까 싶다. . . . _ 또한 서교수의 행복론 핵심은 '사회성'이다. "행복의 절반은 유전에 의한 것이며, 특히나 성격 특질의 외향성은 행복의 많은 부분을 좌우할 수 있다." 잔인하게도 이건 과학적 사실이다. 행복을 산을 오르는 것으로 비유할 수도 있겠다. 외향인은 가벼운 짐을 짊어진 반면, 내향인은 '공동체 세계'에서 어색함, 스트레스, 두려움의 무거운 짊을 지고 힘겹게 등반해야 한다. . _ 우리의 마음은 사회적 관계를 생존에 준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험. 따뜻함 = 안전 = 사람 이라는 방정식(not 항등식)을 가정한 뒤, 외로울 때 따듯한 음식을 찾으면 실제로 외로움이 덜어진다.(Troisi & Gabriel, 2011) 나아가 서교수는 우리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넨다. "싱글들이여, 겨울에는 둘중 하나는 있어야 한다. 애인 혹은 내복"...^^(😭) . _ 외향적인 사람들이 대체로 행복지수가 높듯, 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축구선수가 성적이 좋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팀 단위로 올라가면 달라진다. 감독의 지휘력과 팀 분위기가 좋아야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서교수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행복과 연계시킨다. 자연스레 이어지는 결론. 당연히 대다수 한국인은 (유전과 후천적 환경으로 이어질 행복 증폭가능성에도 불구하고)고질적인 집단주의의 피해자다. . _ 인류사에서 행복론의 '타우히드(توحيد)'로 여겨져 왔던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 아리스토텔레스는 사실 행복이 아닌 유데모니아, 즉 '가치 있는 삶'에 대해 논했다. 엘리트주의적인 행복관으로 대표되는 유데모니아는 서교수가 바라보는 행복이 아니다. 이 휴게소 양갈래 길목에서 서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 고속도로를 등지고 과학(특히 유전생물학)의 정도(正道)로 가는 걸 택한다. 한국 사회에 '집단주의적'적 기름기가 만연한 즐거움과 기쁨에 칼을 들이민다. 한국적 문화의 기름을 쫙 빼자고 주창하는 것이다. . _ 서교수는 자신의 지도교수의 논문 제목이자 문장인 『Happiness is the frequency, not the intensity, of positive affect.』(Diener et al., 1991)를 들면서 이것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진리를 담은 문장 중 하나라고 생각해 확고한 결론을 내린다. 그렇다면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좋아하는 사람(내 생각엔 특히 연인)과 함께 음식을 먹는 사진으로 요약이 되지 않나 싶다. 더불어 자주하는 것. 그 외 나머지 요인들은 "주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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