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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숙

강인숙

7 year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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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

Movies ・ 2010

Avg 3.5

방콕의 택시들은 시내에서도 마치 죽음의 질주라도 하듯 속력을 내어 달리는 경우가 많다. 오토바이 기사들도 그렇고, 대체 왜 그러는 거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 대답이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어서 놀랐다. 죽어도 다시 태어나기 때문에 죽음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 또 한 번은 방콕 시내에서 집중호우로 모든 교통수단이 일시멈춤을 한 적이 있는데, 택시를 잡지 못해 버스라도 타려고 올랐다가 꼬박 세 시간 반을 붙잡혀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 시간 동안 기사에게 언제 출발하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없고 허투루나마 짜증을 내는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 역시 물어보니, 현재에 일어나는 모든 나쁜 일은 전생의 업을 닦는 것이어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대답이었다. 국교가 불교인 나라 사람들답게 윤회와 환생을 철석같이 믿는 모습이었다. 거리를 걷다 보면 스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린 채 꽃을 바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라는 발음하기도 어려운 감독의 <엉클 분미>도 이러한 윤회와 환생에 관한 신비감이 가득 넘치는 판타지다. 판타지라고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판타지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시사를 주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하고, 사람이 동물과 물고기와 같이 노닐고, 전생이 보이고.. 윤회와 환생을 믿는 태국사람들에겐 이 모든 일이 현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이다. 개인차는 물론 있겠지만, 태국사람들이 대체적으로 낙천적이고 낙관적인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르겠다. . 임사체험과 사후세계에 관한 강의를 들으면, 죽음은 또 다른 차원으로 옮겨가는 것일 뿐,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전혀 알 수도 없고 경험할 수도 없는 세계이지만, 영혼이라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해 보면 그런 또 다른 세계가 있으면 좋겠다 싶다. 몸은 비록 소멸될망정 영혼은 살아남아 있었으면 싶은 것이다.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게 되었다고 해서 영혼마저 금세 사라져버리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