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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J

HBJ

7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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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the Curve

Movies ・ 2018

Avg 3.3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는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에 대한 다큐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은 유치원생도 아는 사실이지만, 이 당연한 사실을 못 믿고 자신들만의 가설을 내세우는 사람들을 보는 이 영화는, 내 예상과는 달리, 평평한 지구를 과학이나 논리로 반박하려는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이들의 이야기를 상당히 진지하게 들어주며,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평평한 지구를 믿는 커뮤니티가 어떤 모습을 띄고 있는지, 그리고 왜 이들이 평평한 지구에 매혹되며 다양한 음모론들을 창조해가는지를 탐구한다. 이 영화의 최고 장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영화의 태도가 일치한다는 것이다. 영화의 궁극적인 메시지는 평평한 지구던 다른 음모론이나 황당한 가설들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비웃고 내치지 않고, 이들의 이야기를 진중하게 들으며 대화와 토론을 하자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 영화가 진정으로 비판하는 대상은 평평한 지구론자들이 아닌 토론할 가치가 없다며 이들을 대체적으로 무시한 과학계다. 그래서 이 영화는 평평한 지구론자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준다. 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 이들이 사는 삶과 이들이 가진 고충을 모두 들어준다. 자신들의 가설을 지키고 증명시키기 위해 열정을 쏟아붓는 사람들, 그리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응원하고 위로해주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들이 틀린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을 버리고 고립시켰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발로 그들은 더 엉뚱한 음모론들을 탄생시킨다. 이런 악순환의 이야기에서 과연 악당은 누구인가라고 영화는 묻는다. 그리고 자신들의 신념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조금씩하기도 하는 평평한 지구론자들의 솔직한 인터뷰에서, 이들을 비합리적인 미치광이들로 치부하는 우리들이 더 부끄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