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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명이 너무 좋아서 봤다. 파워 오브 강원프로빈스 이후로 제목에 굴복해본적이 없는데 이처럼 내용과 상관없이 제목에 압도되는 경우가 있다. 보통 이런 이름들은 콘돔 브랜드로 써도 좋다. 실제의 것과 이름은 크게 관련이 없으니까 애정만세, 강원도의 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영화는 대사가 없고 고독과 섹스 두 단어의 배열만 있다. 고독의 반대말이 섹스였던가? 뭐였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알고는 있었던가. 섹스의 반대말이란 영화가 있었다. 유년기에 비디오 깍데기로만 들어본 영화였고 안은 언제나 비어있었다. 구글링해 본 결과 영화를 본 사람의 전언에 따르면 이 영화의 주인공이 말하는 섹스의 반대말은 사랑이라고 한다. 그럴리 없지. 그런 뜨뜨미지근한 거였으면 비디오 테이프는 연체없이 반납되고 깍대기를 들었을 때 묵직했었어야지. 섹스의 반대말은 가벼움이었다고. 섹스와 사랑은 늘 과대평가 된다. 완전히 이해받는 것의 불가능성, 유연성이 떨어지는 몸의 자세, 기대와 실망의 진자운동 하지만 난 고독이 과장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 영화의 엔딩을 보기 전까지 말이다. 어둠이 걷힌 아침 여자는 벤치에 앉아서 아주 희게 운다. 멍하니 보기에도 과장된 롱테이크 얼마 전의 일이다. 세워둔 차 옆을 지나가던 중년의 남자가 틱장애처럼 혼잣말을 크게 터뜨렸다. ‘아 존나 쓸쓸하네’ 단말마, 영화같은 순간이라 차 안에서 그를 유심히 봤다. 그가 입은 코트와 부풀은 구스조끼가 빠르게 텅빈 거리를 건너고 있었다. 그래 고독은 이처럼 생동감있게 슬픈거였지. 마음이 무거웠다. 여전히 고독의 반대말은 가벼움이었고 그게 변한 적은 한번도 없었던 거 같다. 나만 몰랐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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