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은

원통 안의 소녀
Avg 3.4
첨단 나노 기술을 통해 미세 먼지를 정화하고 기상을 통제하는 미래 도시. 하지만 주인공 지유는 나노 입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투명한 플라스틱 원통 안에 갇혀 돌아다닌다. 그런 지유에게 어느 날 노아라는 아이가 말을 걸어온다. <원통 안의 소녀>는 자유를 꿈꾸는 두 아이의 이야기이다. 초등학생 때 과학 대회에서 흔히 하는 미래 도시 그려보기가 생각났다. 많은 아이들이 날아가는 자동차나 화려한 해저도시 등 지금보다 발전되고 세련된 미래를 생각하고 그린다. 하지만 화려함 속에는 언제나 이면이 있기 마련이다. 김초엽은 그런 이면을 그려냈다. 지유는 과학이 발전된 도시에서도 소속감을 갖지 못한다. 로봇이 정화해주는 공기를 맡지 못하고 자신 혼자 원통 안에 갇혀 다른 사람들과 단절돼있기 때문이다. 그런 지유는 도시를 통제하는 노아라는 존재에게서 동질감을 느낀다. 노아는 도시 사람들과 도시를 지켜보지만 도시 속에 스며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노아의 정체를 알고나서도 마찬가지다. 동정보다 차라리 특이함을 바라는 지유의 모습과 탈출하고 싶어하는 노아의 모습이 슬프게 느껴졌다. 김초엽은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미래 세계도 좋지만, 그보다 아무도 외롭지 않은 미래를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 라고 말한다. 미세 먼지를 정화해주는 편리한 로봇, 태풍 같은 기상 재난을 제어할 수 있는 세상. 물론 편리하고 좋겠지만 그 속에서도 누군가는 이에 어울리지 못하고 지유처럼 단절되고 외로움을 느낀다면 슬플 거 같다. 지유 같은 존재가 소설 속 미래 세계에만 존재하지 않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도 당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더 슬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