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 안의 소녀

Kim Cho-Yeop and other
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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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과학적 상상력에 독특한 감성을 더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한국 SF의 신성으로 떠오른 김초엽의 소설 <원통 안의 소녀>가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열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완벽해 보이는 미래 도시에서 오히려 소외된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두 인물, 지유와 노아의 이야기를 가슴 뭉클하게 그린다. '수많은 사람 가운데 나만이 원통 안에 갇혀서 돌아다녀야 한다면, 맨땅을 자유롭게 밟거나 햇볕을 온전히 쬘 수 없다면 어떨까' 하는 가정(假定) 속에 담긴 장애와 차이에 대한 사유가 아름답게 빛난다. 푸른 색감을 주되게 사용한 은은하고 부드러운 근하의 일러스트가 소설과 잘 어우러지며 작가의 상상력과 독자의 감수성이 만나는 길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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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 안의 소녀 / 작가의 말

Description

우리가 함께 산책을 할 수 있을까요? 자유를 꿈꾸는 지유와 노아의 이야기 탄탄한 과학적 상상력에 독특한 감성을 더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한국 SF의 신성으로 떠오른 김초엽의 소설 『원통 안의 소녀』가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열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완벽해 보이는 미래 도시에서 오히려 소외된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두 인물, 지유와 노아의 이야기를 가슴 뭉클하게 그린다. ‘수많은 사람 가운데 나만이 원통 안에 갇혀서 돌아다녀야 한다면, 맨땅을 자유롭게 밟거나 햇볕을 온전히 쬘 수 없다면 어떨까’ 하는 가정(假定) 속에 담긴 장애와 차이에 대한 사유가 아름답게 빛난다. 푸른 색감을 주되게 사용한 은은하고 부드러운 근하의 일러스트가 소설과 잘 어우러지며 작가의 상상력과 독자의 감수성이 만나는 길을 이끈다. 내가 만약 원통에 갇혀 돌아다녀야 한다면? 과학적 상상력 위에 따뜻한 감성을 더한 SF 주인공 지유가 사는 도시의 공기 중에는 ‘나노봇’이 떠다닌다. 첨단 과학 기술의 결집체이자 안전성이 입증된 나노봇을 통해 도시는 미세 먼지를 정화하고, 가뭄이나 홍수 등 기상 현상도 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완벽해 보이는 이 나노봇에 알레르기를 보이는 예외적 존재가 있으니, 바로 문지유이다. 나노봇 때문에 호흡이 힘든 지유의 사연이 알려지자 한 기업에서 ‘프로텍터’라는 원통형 차량을 개발해 기부한다. 투명한 플라스틱 원통을 타고 다니는 지유는 이제 ‘원통 안의 소녀’로 유명해진다.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소녀’라고 불리는 건 그렇다 쳐도,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동정 어린 눈빛을 보내올 때마다 지유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프로텍터는 왜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걸까? ―본문 17면 그러던 어느 날 지유가 실수로 도시의 공공 기물을 부수면서 뜻밖의 변화가 찾아온다. 거리 곳곳의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들려오며 지유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그러고 그냥 가면 어떡해?”(12면) 하고 따지던 목소리였지만, 어느덧 일상의 소소한 경험도 나누고 대화하며 지유와 친구가 된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자신을 ‘노아’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지유는 노아를 목소리로만 들을 수 있을 뿐, 노아가 어디에 사는지 알지 못한다. 몇 번씩 물어보아도 노아는 말을 삼킨다. 노아는 정말 누구일까? “나는 원래 이 도시에 없어야 하는 사람이야.” 완벽해 보이는 도시의 불완전한 두 사람 노아와 가까워지며 지유는 둘이 함께 동네를 산책하면 좋겠다는 꿈을 꾼다. 하지만 이게 가능한 일일까? 지유가 원통 밖으로 나와 맨땅을 밟는 일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지유는 노아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어딘가로 불쑥 사라졌다가 나타나길 반복하는 노아의 목소리에 불만이 쌓인 지유는 “나를 친구로 생각하긴 한 거야? 너도 나를 불쌍하게 생각했어?”(58면) 하고 따져 묻는다. 그리고 마침내 지유에게 노아는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소설은 ‘원통 안의 소녀’라는 이름으로 도시의 유명인이 된 지유와 도시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인 노아의 우연한 만남과 우정을 그린다. 완벽해 보이는 도시이지만, 그곳에도 소외된 존재들이 있다. 노아의 사연을 알게 된 지유는 세상에 ‘절대로 완벽한 것’이란 없다는 서글픈 진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절대로’라는 건 애초부터 없었다. 지유 자신조차도 일종의 부작용이지 않던가. ―본문 63면 “넌 어디로든 갈 수 있을 거야.” 차이와 차별, 장애에 대한 빛나는 사유 원통을 타고 다니는 까닭에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아야 하는 지유의 일상은 현실 속 장애인의 삶과 닮아 있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신분을 숨기는 노아는 소수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사회적 약자이자 청소년인 이들은 그러나 어떤 어른의 도움에도 기대지 않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자유를 향해 힘찬 모험을 벌인다. 동정받기 싫지만 동정에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지유에게 그러지 말라고, 네가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싫다고 부드럽게 말해 준 사람, 나아가 “넌 어디로든 갈 수 있을 거야.”(75면) 하고 용기를 전해 준 사람. 노아는 그 뒤 어떻게 됐을까? 두 사람은 도시를 함께 산책할 수 있을까? 벅찬 감동과 긴 여운을 전하는 마지막 장면에 닿고 나면, 두 사람의 행복을 오래 빌어 주고 싶은 마음이 반짝일 것이다. ▶ 시리즈 소개 소설과 만나는 첫 번째 길 책과 멀어진 이들을 위한 마중물 독서, 소설의 첫 만남 ‘소설의 첫 만남’은 새로운 감성으로 단장한 얇고 아름다운 문고이다. 문학적으로 뛰어난 단편소설에 풍성한 일러스트를 더했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100면 이내의 짧은 분량, 매력적인 삽화를 통해 책 읽을 시간이 없고 독서가 낯설어진 이들도 동시대의 좋은 작품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끈다. 동화에서 읽기를 멈춘 청소년기 독자에게는 소설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깊은 샘에서 펌프로 물을 퍼 올리려면 위에서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부어야 한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는 문학과 점점 멀어진 이들이 다시 책과 가까워질 수 있게끔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우리의 독서 문화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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