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훈남

The Fall Guy
Avg 3.2
Apr 22, 2024.
무릎이 나가도, 허리가 박살나도, 아프고, 겁이 나도, 후회되고, 만회할 기회를 날려버려도, 사랑하는 사람의 영화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라면 몇 번을 더 추락해도 괜찮다. 스턴트맨에게 이미 몇 번이고 겪은 고통보다는, 꼭 붙잡아야 하는 사랑이 있으니까. “엄지를 아래로 내리는 스턴트맨은 없어. 하지만 난 안 괜찮았어. 허리가 부러져서가 아니라 아주 큰 실패감 때문이야. 내가 특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모습은 당신과 어울리지 않아서 숨어버렸어. 모자란 사람이라서 미안해. 늦었는지 모르지만 사랑해. 절대 해피엔딩을 포기하지 마.” 이 이야기는 모두의 이야기이다. 우리의 행동은 가끔 조명받지도 못 하고, 무의미하다고 손가락질받을 수도, 별거 아닌 취급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때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포기했던 일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탄력성이 되기도,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사랑의 완성이 될 수도 있다. 비록 사람들은 이름도 모르고, 스크린에는 자신의 얼굴 한 번 나오지도 않지만, 스턴트맨은 그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했다. 그거면 된 거다. “프로답게 굴려면 한 잔밖에 못 해서요. 두 잔 마시면 나쁜 선택을 할 것 같거든요.” “스파이시 마가리타는 나쁜 선택하려고 마시는 건데요.” 톰은 마지막 콜트에게 총을 겨누지 못 한다. 이는 앞서 그를 죽이려고 했던 그의 태도와 상반된다. 아마, 그가 폭발과 함께 사라졌을 때, 톰은 이제 더 이상 자신은 최고의 배우가 되지 못 할 것을 직감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최고의 스턴트맨이었으니까. 영화사의 스턴트맨들이 영화 산업이 이 곳에 오기까지 많은 공헌을 한 것을 이 영화의 감독은 알고 있었으니까. “자존심이 과하면 추락한다고들 하잖아? 난 추락한 후에도 자존심은 여전하네.” ‘고작 스턴트맨’ ‘고작 영화의 몇 장면’ ‘고작 엔딩 크레딧에 실리는 이름’일 뿐이겠지만, 그 ‘고작’이라는 것이 자신의 평생이, 살아가야 할 영원한 이유가 된다. 우리 인생에 ‘고작’이 아닌 것은 없다. ‘고작’으로 시작하여 ‘사랑’이 되기까지의 아름답고 스펙타클한 감정들이 이 영화에 담겨져 있다. 스토리가 미흡하고, 연출이 정교하지 않아도 좋다. 이 영화는 보면 볼수록 좋은 동기부여가 되어준다. 살다 보면, 허리가 부러지고, 사랑을 놓치고, 발렛파킹하게 되는 순간은 많으니까. “남들 이야기의 들러리로 조수석에만 앉다 보니 운전대 잡는 법을 잊어버렸어. 왜 이렇게 말이 많은지 모르겠네. 내 이야기도 아닌데. 고작 스턴트맨이 뭘.” [이 영화의 명장면] 1. 머리에 호피무늬 문신 약 주입한 스턴트맨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마치, 꿈을 이뤄내듯 하나둘 야광색 뽐내며 박살낼 때의 쾌감과 처음 보는 영상미의 격투씬이 ‘마성의 액션’을 만들어냈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건지 싶은 ‘꿈 같은 느낌’이 일품인 장면. 자신의 독특한 스타일을 액션에 대입시켰던 매튜 본 감독이 떠오르기도 했다. “덤보 봤어? 그 영화는 나를 바꿔놨어. 술에 취해 분홍코끼리를 보게 되는 장면 알아? 그걸 보니 안 마실 수가 없더라고!” 2. 세트 침입 이전의 그 어떤 격투씬도 이런 타격감을 맛볼 순 없었다. 시나리오엔 대충 ’상대를 흠씬 두들겨 팸‘이라고 써있을 것만 같은 ’무차별 액션 폭격‘ 다르게 말하면, 얼마나 사랑하면, 그 어떤 반격도 하지 않고 가만히 맞아만 줄까. 펜으로 찔려도, 시원하게 두들겨 맞아도, 하나도 아프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처맞고 있는 그 순간이 ’꿈이 아니라는 확신‘이 되어 기뻤을 것이다. “감히 내 세트에 들어와서 날 덮치려고 들어?” 이 세상엔 영화보다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삶을 살면서, 영화를 보면서, 뭔가를 사랑하면서 얻게 되는 지극히 자연스러우면서 특별한 것들이다 “지나치게 로맨틱하게 구는 것 같지만 조디와 나 사이엔 뭔가가 있어. 영화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