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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인 각본을 영상매체로 옮기는데에는 늘 위험이 따른다 극사실주의적인 표현들에 익숙한 지금 시대에 관객들은 더이상 이런 스타일에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않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흔히 평론가들은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그것은 일부 노장 감독에 한해서만 그렇다 그것도 어쩌다가 아주 운이 좋을 경우에만 그럴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오히려 평론가들이 더 싫어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분명 이런방법을 통해서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떤 정서나 분위기일 수도 있고 주제같은 것일 수도 있다 난 이 영화가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럴수 있었던데에는 배우들과 감독, 스탭들의 진지한 믿음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모두가 진지하게 믿으면 아주 양식적인 표현들도 극사실주의적인 표현 못지않은 몰입을 유발할 수 있다 사실 이것은 모든 극의 기본원리가 아닌가? 아무리 극사실주의적인 표현들도 결국 현실은 아니다 그러므로 어쨌거나 원리는 동일한 것이다 다만 처음의 어색함과 이질감을 극복하게 만드는 것이 문제인데 그것은 만드는쪽에서 철저하게 믿으면 그리고 그 믿음을 전염시킬 수 있을 만큼의 꼼꼼한 디테일을 준비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내 생각에 이 영화는 해낸 것 같다 물론 어떻게 쓰느냐에 달린 문제이긴 하겠지만 적어도 나는 영화를 보는 동안 글로읽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만큼 충분히 몰입했고 영화로써의 매력도 충분히 느꼈다 연출은 영상매체의 힘을 충분히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았고 배우들은 눈을 뗄 수 없도록 연기했다 특히 이상희 배우의 연기는 아주 정적이고 차분한 것 같으면서도 뭔가 그안에 폭탄을 감추고 있는 듯한 이상한 긴장감을 내내 느끼게 만들었는데 그녀의 뛰어난 집중력과 존재감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쉽지 않은 시도를 끝까지 밀어붙혀 기어이 해내고만 감독님과 배우분들 스탭분들에게 관객중 한명으로써 감사를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중간에 미리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엔딩의 춤장면에서는 흔치 않은 울림과 힘을 느꼈다는 것을 꼭 말하고 싶다 보기드문 멋진 엔딩씬이었다 PS 근데 실제로 평소에 정성일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고 여기나오는 사람들이 연극인인것을 생각하면 문학적인 표현과 극사실주의적인 표현을 나누는 것도 적절치 못한 것일 수도 있겠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것도 아니고.... 이런 구분 또한 세상에 대한 편견일 수도 있겠다 그냥 설명을 위한 지극히 임의적인 구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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