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핑크테일

아킬레우스의 노래
Avg 4.1
전쟁과 신화의 묘사도 뛰어나고 캐릭터도 기발하고 문장도 정말 아름다운데 역시 헤테로 작가의 한계인지 퀴어소설을 표방한 점 만은 완벽하게 실패하고 뉴루비 비엘이 된 소설 - 소설의 뉴루비적인 지점을 나열해보자면 1. 아킬레우스를 비롯한 주역 영웅들을 미소년 트윙크로 묘사(말랐다 가늘다 곱슬한 금발 같은 묘사가 계속됨) 2. 동성커플 사이에서 희생 당하는 헤녀서사(여신 테티스의 시월드가 원인인 점이 이를 더욱 눈살찌푸리게 함) 2-1. 기원전의 이야기라지만 신화를 각색한 현대의 소설인데 다른 요소는 얼마든지 비틀면서 여성 = 출산으로 대하는 태도 만큼은 선명하게 재현하고 있어서 너무 고통 3. 개연성과 로맨틱함의 부각을 위해 그리스 사회가 동성애를 대하는 태도를 실제 역사보다 가혹하게 그리는 점 -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의 동성섹스묘사는 실제적 묘사가 거의 없어서 핸드잡인지 블로우잡인지 삽입섹스인지도 알 수 없고 다만 뜨겁고 아름다운 것으로 묘사되는 반면 두 주인공이 모종의 이유로 이성섹스를 하는 장면은 필요 이상으로 차갑고 상세해서 해당 여성캐릭터에게 잔인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사적 완성도나 호메로스의 원전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그 틈 사이를 완벽하게 메꾸며 직조되는 오리지널 서사와 그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신화인물들의 캐릭터성 정말 놀라움. 작가가 10년의 집필기간 동안 적어넣은 신화에 대한 치밀한 조사와 방대한 배경지식에 감탄하게됨 - 영웅의 시대에서 영웅답지 않은 존재인 파트로클로스에게 조명을 맞추는데 파트로클로스에게 공감과 이해, 돌봄의 능력을 부여하고 그를 통해 전쟁에서의 돌봄노동의 중요성까지 조명하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고대 전쟁의 돌봄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워낙 자주 접하기 힘든 것이다보니 엄청 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