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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식

나원식

7 year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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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1. 보온

Books ・ 2017

Avg 3.1

'오리진,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이라는 이름을 달고 만든 윤태호의 만화. 100편을 목표로 하고 있는가 본데, 1편이 무려 '보온'이다. 응? 하고 생각했지만, 읽어보면 이해는 간다. 생명을 '가능하게'하는 게 바로 보온이라는 내용이다. 작가의 말이나 책 소개 등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주제 선정이다. 모든 것의 기원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달고서 첫 편을 '보온'으로 선정한 윤태호 작가의 '혜안'이라니. 그러나 반은 공감이 되고 반은 공감이 되지 않는다. 혜안은 맞는 것 같은데, 정작 내용은 깊이가 있지는 않다. 나중에 아들이 글자 읽을 줄 알면 보여주면서 설명하고 싶은 정도의 수준이다. (이 정도 주제의 책에 이 정도 브랜드의 작가라면, 이 책을 산 사람들은 분명 더 많은 기대를 할 게 분명하다. 나도 그랬고.) 다만 앞부분은 윤태호 작가의 만화이지만, 뒷 부분은 관련 전문가들의 글을 만화로 실었다는 점은 괜찮은 것 같다. 실제 1편에서도 뒷 부분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들이 있었다. (옷을 지을 때 쓰는 바늘에는 구멍이 하나 있다. 이것을 '바늘귀'라고 한다. 여기에 실을 꿰어서 바느질을 하는 것이다. 사피엔스는 이 '귀'가 있는 바늘을 발명했다. 그리고 옷을 지어 입었다. 잘 만들었든, 못 만들었든, 옷으로 팔과 다리를 가리고 일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네안데르탈인들은 바늘귀가 있는 바늘이 없었다. 바느질을 할 수 없었고, 옷을 지어 입지 못했다. 기껏해야 가죽을 몸에 둘러 입고, 끈으로 묶는 게 전부였다. 팔과 다리를 추위에서 지킬 수 없었기 때문에 자유롭게 다니며 먹이를 구하기가 힘들었다. 점점 수명은 짧아지고 후손의 수는 줄어들었다. 그리고 슬그머니 멸종하고 말았다. "보온은 인류 종이 살아남느냐 멸종하느냐를 결정짓는 문제였다." (219p)) 게다가 오리진 2편 '에티켓'에서는 '사람, 장소, 환대'라는, 인생 책 중 하나인 책을 쓴 김현경 작가가 뒷부분을 맡았다고 하니 아직 기대감은 남아 있다. 이 시리즈에서 진행되는 윤태호의 만화는 나름 스토리가 있긴 한데, 1편에서는 아직 힘을 받지 못했다. 갈 수록 스토리에 힘이 생기길 바란다. (스토리가 강점인 작가 같은데, 교양을 알려줘야 한다는 형식 탓에 자꾸 중간중간 캐릭터들이 '정색'을 하는 게 몰입감을 해친다. 글쎄 이걸 극복할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