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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하면서부터 끝날 때까지 클라라가 특별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집안에서 엄마와 클라라만이 남들과 다르고 특별한 존재임을 계속해서 말한다. 문제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클라라가 왜때문에 특별한 존재인지 전혀 설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객은 클라라의 아픔에 공감하며 클라라가 특별한 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시작했어야 했는데, 과학지식을 좀 알고있고, 철없이 아빠한테 대들고, 외모가 특출나다는 것이 관객이 알고 있는 클라라의 전부이다. 게다가 엄마가 돌아가신 아픔으로 아빠한테 대든다고 하기에는 엄마의 부재로 힘들어 하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클라라가 엄마의 부재를 자신만의 특별한 상상력으로 승화시키는 것으로 표현했다면 두 가지 모두 채워줄 수 있었을 것 같다. 마지막에 드로셀마이어가 클라라에게 '네 엄마의 가장 훌륭한 발명품은 바로 너'라고 말할 때, 세 명을 낳았는데 왜 클라라여야 했는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공주로서의 클라라는 너무 어색했다. 필립을 마주한 후 자신이 공주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물론 상황 자체가 어색한 상황이지만 클라라는 더 어색했다. 게다가 열쇠를 가지고 달아난 생쥐를 왜 열심히 쫓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물론 열심히 쫓지 않아도 당연히 찾겠지만 그런 태도들이 나를 자꾸 영화 밖으로 밀어냈다. 갈등 서사가 너무 얄팍하다. 어른이라면 바로 눈치 챌 정도의 대립관계에 동기마저 유치하다. 영상미는 매우 맘에 들었다. 더이상 어린애는 아니지만 그런 세계에 빠져 살고 싶다. 디즈니가 특출난 것 중 하나다. 하지만 영상미만으로 영화를 즐길 순 없다. 분발해라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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