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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 웨스턴 마냥 유럽의 향수를 밀수하다 벌어지는 총격전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에스더의 가족이 탈출을 위한 여정을 시작하며 존 포드의 영화, 특히 <웨건 마스터>처럼 어느 장소를 향해 이동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 대한 영화와 유사한 방향으로 변모한다. 그러다 이들을 추적하는 베티 일당이 등장하며 영화는 다시금 활극의 모습을 띤다. 여기에 에스더를 비롯한 여성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페미니즘적으로 서부극을 재해석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정확히 이 때문에 <야만의 땅>은 한없이 산만하다. 카메라는 인물들 사이를 배회하며 누구 하나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고, 빅터와 베티의 관계는 에스더와 자매들의 이야기를 자꾸만 영화 주변부로 밀어낸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스파게티 웨스턴의 활극들과 같은 즐거움을 주는 것도 아니다. 이 영화의 가장 좋은 부분만을 담아낸 예고편에 낚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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