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BJ
5 years ago

Vortex
Avg 3.5
'볼텍스'는 한 늙은 부부를 바라보는 드라마 영화다. 가스파 노에의 이번 작품은 놀라울 정도로 절제되고 차분하며, 상당히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한다. 가스파 노에하면 수위가 매우 높으며 강렬한 정사씬과 화려하고 과감한 비주얼 같은 것들이 떠오르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런 점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화려한 영상미나 강렬한 시퀀스들 없이 상당히 드라이하고 현장감있게 연출된 이 영화는 가스파 노에 작품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또한 가스파 노에는 기술적인 과시를 하긴 하는데, 바로 완전히 스플릿 스크린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다. 스플릿 스크린을 통해 인물들의 여러 시점을 동시에 관객들에게 보여주면서도 정보량을 너무 과하게 쏟아내진 않으며, 이야기를 굉장히 입체적으로 보여주려고 한다. 영화의 세 메인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다리오 아르젠토, 프랑수아 레브런과 알렉스 뤼츠는 모두 굉장히 좋은 가족 연기 호흡을 펼치며, 치매로 붕괴해가는 생활과 갈등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이야기 자체는 '아무르' 같은 치매 관련 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그 때문에 영화의 러닝타임이 과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인생과 꿈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는 삶과 죽음의 무게를 더욱 더 가중시키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여운을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