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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맹

상맹

5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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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프로젝트

Books ・ 2005

Avg 4.0

세계를 '해석'하거나 '변혁'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분해해 다시 조립하려는 그의 인식론적 입장, 자본주의를 하부구조의 모범생 런던보다는 상부구조의 문제아인 파리에서 내부를 바라본다는, 게다가 아이의 모습에서 어른의 모습을 읽는다는 위치 설정 그리고 그의 사유의 도구들이 자본주의가 발생시킨 개념들이 아니라 고독한 단독자의 우주론적 사유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점. 우울이 벤야민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것이나 역사적인 것을 파괴하고 소위 사체로 만드는 시선이기 때문이다. 우울은 현상을 해체하고 세부 조각들이나 모자이크를 만들어낸다. 우울에 의해 해체된 현상의 단편은 죽어야 하는 것으로, 알레고리가 된다. 사물의 세계에서 폐허인 것이 개념에서는 알레고리이다. 우울/알레고리가 철학적 방법의 하나가 되는 것은 그것이 해체와 분해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개념에 의한 분해와 이념에 의한 개체의 구제는 우울/알레고리라는 이미지를 이룬다. 벤야민의 변증법은 헤겔과 마르크스의 그것이 과정적인 데 반해 정지적이다. 파국이라던지 순간 혹은 위기를 사상의 지평으로 삼는 벤야민의 정신에 있어서는 연속적 과정보다는 불연속적 순간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정지의 변증법. 시간과 역사의 흐름의 연속성으로부터 변증법적 이미지를 떼어내는 것. 과정이 아니라 역사가 쌓아온 이 물질들을 정지해서 바라보는 것. 현재를 파국으로 바라보는 것. 그리고 이 정지를 정치가 아닌 예술의 가능성에서 보는 것. 분명한 설명은 모두 포기하고 오직 소재의 충격적인 몽타주를 통해서만 의미들을 드러내는 벤야민의 글쓰기 방법론. 그렇기 때문에 인용문과, 사진으로 시각성을 높이는 것의 몽타주 원리가 벤야민의 방법론. 극히 작은, 극히 정밀하고 잘라서 조립할 수 있는 건축 부품들로 큰 건물을 세우는 것. 이론적 매개를 거치지 않고, 개별적인 여기 이곳의 존재에 몰두하는 것. 이미지들이 개념들을 대신하게 되는 것. 꿈의 수수꼐끼 이미지들, 퍼즐 같은 꿈의 이미지들을 포착하는 것이 인식. 그리고 이를 신화인채로 머무는 초현실주의자들과는 다르게 현실로 역사공간으로 해체하며 이끌어 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