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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남

신상훈남

2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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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et of the Apes

Movies ・ 1968

Avg 3.8

Apr 16, 2024.

숨막히는 긴장감은 아니지만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게 되는 것처럼 감각적인 작품. 장면 구성과 스토리 전개가 특이하여 매순 다음 장면이 궁금해지고, 한 번만 봐도 뇌세포 깊숙히 각인될 것만 같은 강렬한 충격, 기괴한 음향, 신비로운 공포면에 있어서는 <에이리언>이 연상될 정도로 압도적이었고 그래픽과 액션도 60년대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정교하고 자연스러웠다. “구해줘서 고마워, 나 때문에 곤란해졌군.” “당신을 만난 순간부터 곤란해진 거야.” 사실 고릴라들이 재판을 시작하면서 이 영화가 어딘가 붕 뜨는 듯 했는데, 이는 전개가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라, 갑작스럽게 장르가 바뀌어 앞서 선보였던 '시네마틱한 분위기'는 온데 간데 없고 매일 방영하는 '시리즈' 느낌을 여실히 받았다. 미지에 착륙했다는 신비로움과, 유인원들이 인간을 지배하는 충격적인 초반부 스토리와 비교해봤을 때 대사 위주의 정적인 재판씬은 아무래도 적응이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그들이 내뱉는 대사들은 하나같이 '유인원들이 빌런이라는 걸 부각시킴'으로써 테일러가 탈출할 수 있게끔 관객들이 염원하길 의도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몰입이 잘 되진 않았다. 표면적인 장면에 빠져들 뿐. “평생 자넬 기다리면서도 죽음 그 자체처럼 두려워했지.” “날 두려워하면서 증오하다니, 왜죠?” “인간이니까. 난 인간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인간은 지혜와 무지가 공존하는 생명체로 감정에 지배받아 자신과도 싸우는 호전적인 동물이지.” 이 영화의 엔딩은 말을 안 할 수가 없는데, 진짜 이렇게 끝날 줄은 상상도 못 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이 영화의 줄거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이 영화를 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 중간중간 어설픈 몇 장면들이 저절로 눈 감아지게 되는 '충격요법의 연출'은 마치 이 하나만을 위해 여기까지 달려온 것 같았다. 아마도 지금까지 관객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괴롭히는 역대급 엔딩씬이 아닐까 싶다. “다시 한 번 생각해봐요” “일단 밀어붙이는 거야.” [이 영화의 명장면] 1. 습격 이 대사가 플래그라는 걸 눈치채기도 전에 고약한 원숭이 소리가 나더니 인간들은 나뒹굴기 시작한다. 테일러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단 살고는 봐야 했으니까. 유인원들의 추격 방식은 구시대적인 것 같다가도 나도 저 자리에 있었다면 피할 수 없었을 것 같다는 허탈한 몰입감을 들게 만들었다. 테일러가 목에 총을 맞아 목소리를 내지 못 한다는 설정은 조금 억지스러웠지만 이것이 기막힌 장치가 되어 영화가 더 재밌게 풀어졌던 것 같기도 하다. “더 우등한 동물이 없으면 우리가 지배하는 거야.” 2. 엔딩 자신의 운명을 찾게 된다는 박사의 말을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다. 이제 테일러에게 남은 건 '이 미지에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희망'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는 순식간에 무릎을 꿇는다. 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이 무너져내릴 때의 그 처참함. 이 와중에 바다에 비춰지는 따스한 햇빛은 눈치없게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이내, 충격적인 줌 아웃. 이런 공포는 처음 마주한다. 거대하면서도, 끔찍한. 그리고 결코 예상치 못 한 충격적인 결말. 나는 이 장면을 보고 헛구역질이 나올 만큼 충격을 받았다. 머리가 띵 하니 어지러웠다. “뭘 찾게 될까요?” “자신의 운명이지.” 미지의 혹성이 자신의 고향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의 그 참담함은 감히 어떨까 이 영화는 참담한 영화다 “답을 해주지 않으면 직접 찾아 나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