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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위서

한위서

1 year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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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의 순간들

Books ・ 2022

Avg 3.9

옛날 사람들은, 이집트에서조차도, 똑바로 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들은 어둠 속을 헤매며 자신들이 어디에 있고 누구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어두운 방에 있는 사람들처럼 다른 생명체들의 어둠에 휩싸여 자신의 존재를 느낄 뿐이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태양이 우리를 보는 것처럼 우리가 무엇인지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코닥이 그 증거다. 우리는 우주적인 시야를 가진 전지적 신처럼 본다. 그리고 우리는 보이는 것 그 자체다. 각자가 자신의 정체성이며, 단 하나의 절대적인 우주와 소통하는 단 하나의 절대적 존재다. 사진! 스냅 사진으로 이루어진 우주적 필름 안에 있는 코닥 스냅 사진... 자신의 시각적 이미지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 본능이 되었다. 이 습관은 이미 오래되었다. 나를 찍은 사진, 보이는 내가, 나다. 카르티에 브레송이 말한 대로 "모든 것이 우연이다." 여기 또 다른 예가 있다. 1952년 디캐러바가 지하철 계단에서 기다릴 때... 그런데 잠깐, 멈춰 보자. 모든 우연이 그러하듯, 이 사건 역시 이 일이 일어나기까지 있었을 수많은 조건과 가능성을 따져 보면 훨씬 더 놀랍게 보일 것이다. 그리고 결국 또 다른 질문을 불러올 것이다. 우연은 우연이 아닌 게 될 때까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나? 우연은 순간적이어야만 하는가? 얼마동안이 순간이고, 지속되는 순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