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young_Wonly

빨래하는 페미니즘
Avg 3.7
가부장제 사회에서 괜찮은 남자를 찾을 수 없다. 이는 전혀 논쟁적인 말이 아니다. 인간(person)은 많다. 그중 훌륭하다고 평가된 인간(men)들도 있다. 그러나 이는 개인의 사례와 인간관계인 경우에 한정된다. 남녀관계에서 구조적으로도 완벽하게 괜찮은 사람(men)은 있을 수 없다. 정희진 선생님 말씀처럼 누적된 역사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극복하기 어렵다. '페미니즘은 무능력한 여성들의 듣기 싫은 투정'이라고 받아치는 사회에서 '괜찮은 남자'란 주로 돈 걱정 없는 중산층 남성을 일컫는다. 이러한 사고방식에 지속해서 불만과 모욕(비아냥)을 일삼는 이들이 누군가에게는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로 불리고 있다. 그런데도 이만하면 괜찮다는 남자 만나기를 꿈꾸는 사람의 욕망을 무임승차 욕망이라 비난할 순 없다. 완전한 해탈이나 각성은 불가능한 것이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며, '괜찮은 사람'이 되고픈 욕망에서 여전히 벗어나 있지 않다. 그렇다면 나는 페미니스트인가? 뭐라 단언할 수 없지만, 맞든 아니든 숨길 이유는 없을 것이다. (지금은 아니다)이 세상에는 '현장'에 따라 수많은 페미니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만들어낸 수많은 학문에 한 가지 입장만 있지 않다. 그런데 유독 페미니즘만이 '덩어리'로 인식된다. 페미니즘 속 다양한 단독 개념보다는 자꾸 남성 대 여성 패러다임으로 소개되고 소비된다. 페미니즘을 뭉뚱그려 사고하는 것이 성차별로 느껴지지 않는 건, 아직도 진화와 일상 등 인간을 둘러싼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이해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여성 문제는 실상 남성과 그 사회의 문제이다. 성별 문제는 정치적이고, 무의식적이고, 일상적이고 오래되어서 <빨래하는 페미니즘>처럼 격렬한 현실을 정확하게 안내해주는 '친절함'에 남녀 모두 놀랄 수밖에 없다. 확실한 건 페미니즘을 공부하는데 학력의 변수는 없다. 고학력자라 해서 쉬운 게 아니고, 저학력자라 해서 도저히 엄두도 내지 못할 게 아니다. +남성 사회가 가진 폭력성의 원천은 게으르고 실없는 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