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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을 모르겠을 때가 많다. 그것은 이상하고 당연하다. ‘나’는 지난 몇십년 간 지나온 날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졌다. 그 시간들은 장대하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건과 감정이 지나간다. 나를 지나간 모든 날들을 아는 것은 나 뿐이고 자주, 그 날들을 감당하기 벅찰 정도다. 그 날들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히 엎드려 있다가 엉뚱한 모습으로 불쑥 나타나곤 한다. 작가는 그렇게, 소설 속 인물 그 자신도 모르고 지나갔을 삶의 사건과 감정들을 차분히 그려준다. 자신이 지나온 삶에 습격 받은 사람들은 어디론가 움직인다. 나와는 하나도 닮지 않은 사람들이지만 그 삶들 속에서 나를 본다. 숨겨진 내 삶을 들여다봐야 함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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