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훈남

Alien: Romulus
Avg 3.5
Aug 14, 2024.
크리처 장르가 선사할 수 있는 극한의 자극 이 영화는 오리지널 에일리언 작품의 상징과도 같던 신비로운 미지의 공포, 탄탄한 스토리라인보다는, 서스펜스에 의존한 자극에 올인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사실 난 이 영화를 기존 에일리언 시리즈와 상반된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맨 인 더 다크>로 강렬한 서스펜스를 입증했던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에 힘입어, 정말 숨 쉴 틈 없이 눈을 질끈 감고 싶어도 그러지 못 하고 내 몸엔 상처 하나 없지만 헛구역질이 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영화는 관객들을 압도하는 힘이 엄청나다. 한번 몰입을 시작하면 쉽게 그 흐름이 끊기지 않았으며 중간중간 관객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각인될지도 모르는 끔찍한 장면의 잔상이 드라마틱한 작품이다. 또,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사운드트랙과 영화 내내 등장하는 크리처들은 원작에도 등장하는 것들인 점을 감안하면 내용과 전개 자체는 완전히 다르지만 그 동안 에일리언 시리즈를 사랑한 관객들에게는 헌사가 되어주는 작품으로 볼 수도 있겠다. “저 생명체가 총을 위협으로 본다면 공격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짐작이잖아.” “큰 짐작이죠.” 이 영화는 '호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사실 에일리언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인 이것만을 앞세우는 것은 꽤 꺼려지는 일이다. 영화 작품성에서 필요로 하는 서사, 전개, 개연성 같은 부분들은 관객의 몰입을 좌지우지하는 필수적인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것들에는 일절 신경쓰고 있지 않다. 이 영화의 스토리를 얘기해보라고 하면 갸우뚱해진다. 우주선 안에서의 비교적 짧은 시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아마 기존 에일리언 시리즈와 제일 상반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서사구조가 정교한 영화가 아니다. 단지, 관객들의 감정을 극한으로 몰아세우고 있는 강렬한 영화다. 이 정도로 서스펜스와 호러를 잘 입력시켜 어느 지점에서 숨을 쉬어야 하는지 가늠이 안 되는 스릴러는 간만이다. “당신들은 이 위대한 우주에서 미미한 존재예요.” 하지만 아쉬운 것은, 너무 호러로 치우쳐져 있다는 점이었다. SF의 신비로움과 캐릭터들의 매력, 영화가 끝나고 짙어지는 여운의 부재 같은 부분들은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어딘가 아쉬웠고 이 부분은 에일리언 시리즈 중에서도 극찬을 받고 있는 리들리 스콧의 에일리언 3부작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영화 자체가 굉장히 고어하고 자극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관객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려는 의도' 자체는 좋았지만 사실 그런 식으로 영화의 인상을 강렬하게 만드는 것은 난이도가 비교적 쉽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재미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근래 개봉한 영화 중 가장 수월한 몰입력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명장면] 1. 페이스허거 다른 크리처 장르의 영화들은 몬스터 물량이 많을수록 그 위압감이 심해지는데 이상하게 이번 작품에서의 물량으로 공세하는 페이스허거는 어딘가 긴장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에일리언 시리즈의 긴장감의 축포 상징과도 같은 이 페이스허거의 등장에 '아, 비로소 에일리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구나' 내 기대감을 증폭시켰고 역시나 숙주의 몸을 뚫고 나오는 끔찍한 시퀀스는 작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눈살이 찌푸러졌으며 이내 벌어지는 서스펜스 역시 보통이 아니었다. 잔인한 영화에 열광하는 관객들은 정확히 이 장면부터 이 영화를 흥미롭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나, 죽기 싫어.” 2. 오프스프링 관객들 모두 괴랄한 소리를 입으로 냈던 장면. 그 누구도 옆 관객의 소음에 불쾌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도 그 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이 장면의 잔상은 아직도 눈앞에 생생히 보일 정도로 끔찍하고 역대 에일리언 시리즈 최고의 아웃풋 장면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굉장했다. 더 이상 어떠한 얘기도 하지 않겠다. 이 장면은 그냥 극장 가서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답이다. “저것 좀 제발 치워줘!” 너무너무 끔찍한 만큼 굉장히 흥미롭게 본 작품 기존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고어호러 면에 있어서는 가히 최고였던 영화 “어떤 운명이 기다리는지 모른 채로 있었지만 무엇이 기다리더라도 맞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