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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별,

8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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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ty and Paper Balloons

Movies ・ 1937

Avg 4.0

목숨의 가치가 한낱 술 한 잔의 기쁨과 치환되는 하층민일지라도 지키고 싶은 자존심이라는 게 있을 터인데, 그 자존심을 위해 버려지는 세 목숨의 가치는 그저 허망할 따름이다. 어쩌면 권력과 자본의 절대적 부재로 인해 땅에 떨어져버린 자존심의 인정 투쟁이야말로 비척거리는 생존의 진흙탕 속에서 그들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마지막 결단이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찮아 보이는 목숨이라도 그것을 담보로 끝이 뻔히 보이는 자살과도 같은 도박을 벌이는 남자와 끝내 지켜야 할 사무라이로서의 미덕조차 부정하며 나락으로 빠지는 남자(와 여자)의 비참한 말로는 그럼에도 살아야 한다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윤리와 충돌하며 다시금 질문하게 한다. '이 비극은 그들 스스로의 결단에 따른 행동의 문제인가. 아니면 그들을 그렇게까지 하도록 내몬 사회와 시대의 문제인가.' - <인정 종이풍선>은 도랑에 빠져 허망하게 떠내려가는 종이풍선을 끝으로 보여주며, 자본의 논리에 휩쓸려 자존심을 잃어버린채 순간의 쾌락에 안위하며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의 모습을 부끄럽게 상기시킨다. 생존과 자존심, 이 둘을 양립시켜 살아가기에는 맨정신으로 온전히 버텨내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또한 그 시도를 포기하지 않아야 된다는 메세지를 인상적으로 전해주는, 탁월한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