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upang2003

Madadayo
Avg 3.4
마마다요는 ‘아직 멀었어’라는 뜻. 이 말은 구로사와 아키라가 전하는 온화한 유언과 같다. 이 영화의 타이틀은 일본에서 술래잡기를 할 때 술래가 ‘아직이니?’(마다카이?)라고 물으면 아이들이 ‘아직이야!’(마다다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제목이 주는 뉘앙스처럼, 아무도 이 영화가 구로사와 아키라의 유작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결국 이 영화는 그런 믿음과는 상관없이 구로사와의 마지막 작품이 되고 말았다. 구로사와는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영화 ‘꿈’을 통해 미술학도였던 전력을 총동원하여 극단적인 탐미주의를 추구했고, ‘8월의 광시곡’에서는 역사적 트라우마에 대해 은밀하고도 다소 편파적인 개인적 접근을 시도했었다. 그리고 ‘마다다요‘를 통해 그가 여지껏 사유하고 탐구해왔던 ’휴머니즘‘과 ’인간의 조건‘에 대한 관조적이면서 차분한 시선을 던진다. 그것은 그의 이전작들과는 너무도 다른, 조용하고 내밀하며 사색적이고 더없이 낭만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로사와 아키라가 우치다 핫켄 (1889~1971)이라는 작가에 주목한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우치다 핫켄이 작가로써의 일에 전념하기 위해 교직을 떠나던 1943년부터 그의 70세 생일이 있던 1962년까지 그의 삶의 궤적을 쫓아가고 있다. ’마다다요‘에는 그의 제자들의 스승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시선으로 가득하며 특히 삶을 바라보는 우치다 핫켄의 관조적이며 유머러스한 태도에 중점을 두며 서사를 이끌어간다. 우치다 핫켄은 많은 일본인들이 존경하는 수필가이며 구로사와 아키라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다. 그의 글들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널리 읽힌다. 그는 꽤 오래 살았지만 그의 삶은 거의 동요가 없었다. 유명세를 탔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살던 집에서 멀리 나오지 않았고 언제나 자기 식구들과 제자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살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세상 속에 휩쓸리지 않고 세상을 멀리서 바라보려고 했다. 그런 그의 모습과 그의 말, 행동, 특히 세상을 바로보는 관조적이며 낭만적인 시각은 다양한 연령층의 많은 제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쳤고 이 영화에 오롯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