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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4.5] 어스시 연대기를 장엄하게 마무리하다. 삶과 죽음, 세계와 자아, 마법과 영생에 관한 이야기. <어스시의 마법사>의 세계관은 <아투안의 무덤>에서 깊어졌다가 <머나먼 바닷가>에서 절정을 이루고, <테하누>를 거쳐 여기에 이른다. . 혹자는 <테하누>를 가장 정치적으로 올바른(PC) 소설이라고 하던데, 나도 그러한 감상에 동의한다. 판타지를 도구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사용한게 아니라 그냥 그 세계가 그렇게 작동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줌으로써 가능한 설정과 전개다. . 본작은 여태까지 나왔던 모든 작품들을 꿰뚫고, 복선아닌 복선들을 차분하게 회수한다. 그러나 르귄 특유의 끝판가서 우장창창투닥투닥 끝! 하는 전개는 여기서도 여전하다. 여차하면 뒷심부족으로 보일 여지도 있지만 그래도 팬심으로 커버가능하다. . 결국 마법을 통해 번영을 이룬 군도가 에레삭베와 함께 왕이 없는 시대로 쇠퇴했다가, 왕이 돌아오자 다시 마법을 반납하도록 흘러가는 세계의 균형이 의미심장하다. 천국이라는 가상의 공간 대신 환생이라는 삶의 순환이 더욱 자연스럽다는 그의 철학도 느껴진다. . 별점 0.5 감점은 좀 거슬리는 번역 때문. . 그래서 다시 용과 사람이 영원히 만날 일이 없을까. 테나와 게드가 테하누와 이별을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둘 다 현자라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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