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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생 김민호

2011년생 김민호

1 year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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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hird Man

Movies ・ 1949

Avg 3.7

Feb 13, 2025.

컬러 영화는 흉내 내지 못 하는 흑백 영화만의 아름다움과 품격. ... 이 영화는 아마 모든 흑백 영화를 통틀어 가장 흑백 화면을 잘 쓴 영화 중 하나일 것이다. 그야말로 가장 흑백 영화다운 흑백 영화라 말할 수 있다. 1970년대 이후엔 대부분의 영화가 컬러 영화로 촬영되며, 흑백 영화는 기술의 문제가 아닌 어떠한 연출의 방식으로 쓰이게 되었는데 이런 흑백 영화를 단순히 분위기를 조성, 주제 의식을 확고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식으로만 쓰면 상당히 아깝다. 흑백 영화는 명암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때 진짜 효과가 나타난다. 이 영화가 바로 그러한 명암의 활용을 탁월하게 해냈는데, 특히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기가 막히게 활용해서 어떠한 인물의 등장 장면에서 위압감을 만들어내거나 추격 장면에서 긴장감을 더욱더 생생히 느끼게 해주었다. 컬러 영화에선 보기 힘든 장관이었다. 또한 이 추격 장면에서 같이 쓰인 장치가 바로 '사각 앵글'인데 비뚤어진 앵글로 장면의 운동성을 더 부각하기도 했다. 이 영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이 영화의 엔딩 장면이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전에 내내 있었던 강한 명암 대비와 비뚤어진 사각 앵글은 없어지고 소실점을 이용한 가로수길의 정적이면서 정교한 화면이 나타난다. 이때 떨어지는 나뭇잎들이나 인물들의 행동이나 흘러나오는 음악이나 여러모로 우아하고도 낭만적이다. 사실 이 영화는 촬영과 미장센만이 뛰어난 게 아니라 각본도 무척이나 뛰어난데 '시민 케인'을 만들었던 오슨 웰스가 참여한 각본답게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각본을 구사한다. 중간중간 흥미로운 로맨스도 들어갔고 주옥같은 대사들도 은근히 기억에 남는다. 이런 필름 누아르로서 완벽한 이야기가 완벽한 촬영, 아름다운 음악과 어우러지니 참으로 화려한 조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