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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

김현승

5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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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rtex

Movies ・ 2021

Avg 3.5

"꿈은 빨리 끝난다. 꿈 속의 꿈(인생)은 더욱 빨리 끝난다." 인간은 무엇을 남길 수 있는가. / 내용보다 화면을 먼저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1:1의 화면비로 시작한 영화는 2:1까지 확장되었다가 1:1의 두 화면으로 분할된다. 스크린의 아이픽스를 고려한다면 화면이 상당히 난잡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두 화면 중 하나에만 사건을 배치하는 연출은 훌륭했지만, 영화제의 세로자막까지 삼분할 된 스크린은 어지러움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영화 자체의 문제는 아닌 셈이다. 화면이 두 개로 갈라짐으로써 일상을 다루는 영화의 내용은 더욱 풍성해진다. <소용돌이>는 동시적인 두 화면을 통해 반복과 대조를 표현한다. 특히 누워있는 사람과 앉아있는 사람을 스크린상으로 동일하게 담은 촬영방식은 나무랄데 없이 훌륭했다. / <심장보다 뇌가 먼저 부패하는 사람들을 위해> 영화는 거대한 꿈이고, 사람들은 그 안에서 상징을 본다. 스크린에 비친 사물은 무궁무진하지만 결국 관객에게 남는 것은 스크린 속 대상 그 자체가 아닌, 개념어로 전환된 의미와 상징이다. <소용돌이>에 따르면 인생은 단지 꿈 속의 꿈에 불과하다. 유한한 인간은 순식간에 흘러가는 인생이라는 영화에서 의미들을 모으며 살아간다. 그래서 기억은 소중하다. 과거의 표상은 변화하며, 기억은 진행성이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과거의 의미를 끊임없이 추억하고, 그 추억은 현재의 상황에 알맞게 변환되어 다가온다. 이 영화의 수미상관을 담당하는 '애도'는 추억의 가장 강렬한 방식이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즉 이제 기억으로밖에 남을 수 없는 누군가를 추억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추억의 내면화와 끊임없는 상기를 담당하는 애도는 인간의 유한성이 내린 저주를 축복으로 전환한다.   그런데, 악마의 병이 퍼진다. 죽기 전에 뇌가 먼저 썪어버리는 치매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기억을 전부 삭제한다. 죽을 것을 알고 있음에도 누군가는 나를 기억해주리라는 생각은 삶의 훌륭한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더더욱 악마의 병 앞에 인간은 무기력해진다. 소중한 사람의 기억을 잃고, 또 소중한 사람을 잊었다는 것조차 잊은 치매 환자들과 잊혀진 사람들을 위하여. / BI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