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파넬라
10 years ago

Three Friends
Avg 3.5
예민한 여성 감독들은 종종 남성의 사회에 관심을 돌려 남성성과 집단의 굴레로 일그러진 초상들을 날카롭게 응시한다. 여성 감독이 만든 할리 우드 최초의 필름 느와르로 불리우며 시종 거의 남성 세 명만이 스크린을 채우는 이다 루피노의 <히치하이커>, 아프리카 프랑스 외인부대의 담아낸 클레르 드니의 <아름다운 직업> 등이 떠오른다. 이는 기득권인 남성들에 비해 젠더의 문제에 더더욱 예민할 가능성이 큰 지정성별 여성들이 오히려 유약하고 소외받는 남성 내부를 바라볼 시각을 가진 것이기도 할테다. 극중에 등장하는 '무소속' '섬세' '삼겹' 같은 작명에서부터 느껴지듯, <세 친구>는 갓 스물이 되어 학교와 주류 사회가 기대하는 상에서 낙오된 채로 나뒹구는 세 친구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20여년이 흘러 만들어진 <스물> 같은 청춘의 고민을 빙자한, 천박한 남성중심적인 섹스코미디 영화와는 전혀 반대의 지점에서 마치 이들을 탈출구 없는 절망의 세계를 헤매는 듯이 질펀하게 담는다. 장편 데뷔작 <세 친구>에서 이어지는 <와이키키 브라더스>까지, 임순례는 한국영화사에 남을만한 한없이 무기력한 청춘의 한 밑바닥을 가감없이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