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주

배민다움
Avg 3.7
Oct 29, 2019.
배달의 민족. 처음엔 길거리에 수없이 뿌려지는 배달 음식 전단지를 모아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어플일 뿐이었으나, 온라인 주문, 포인트 통합, 배민 라이더, 프레시, 문방구 등으로 끝없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기요와 비교해봤을 때, 배민은 B급 개그, 키치, 특유의 색깔, 폰트, 신박한 이벤트 등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무척이나 많았다. 이들이 특히 주안점을 두어 이러한 브랜딩에 힘썼다는 사실을 글 뿐만 아니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 특히 내부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 내부의 직원들이 그 회사의 브랜드가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지향점을 지켜나갈 수 있다는 것. ‘내 맡은 일만 잘하면 되지 왜 이런 것까지 신경 써야해?’ 할 수도 있겠지만, 복지나 운영 측면에서 회사가 직원을 많이 생각하는 것이 보여 의외로 충성심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배달의 민족이 소비자에게 밉보였던 점은 총 네 가지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결제 수수료는 발빠르게 폐지하여 배민의 대처능력이 엿보였다. 물론 가맹점주들이 부담하는 광고비가 올랐지만, 소비자는 ‘내가 지불하는 돈이 온전히 가게로 가는 게 아니라 중간에서 사라진다’고 생각되었던 수수료가 사라졌고 광고비는 자신이 신경 쓸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배민신춘문예 여성혐오 글 논란이다. 이는 여전히 회자되지만, 문제가 되었던 글들은 누군가가 게재한 뒤 캡쳐한 것이고 배민 측에서 수상을 한 작품은 아니었다. 배민은 해당 글들을 삭제 조치하고 그 외의 작품들도 확인하며 사과문을 올리는 성의를 보였다. 배민 측에서는 많은 참여를 유도해야 하는 이벤트였고 논란이 일기 전에 하나하나 확인하여 허가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나는 이 정도는 용인할 만하다고 본다. 세 번째로 배민 쿠폰 논란이 있었다. 혼자 집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사람들을 주요한 타겟으로 잡았던 배민인 만큼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이벤트를 열고 싶어했던 것으로 보인다. ‘ㅇㅇ가 쏜다’라는 이벤트를 열어 만원짜리 쿠폰을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에게 다량 나눠주었다. 일반 고객들보다는 인플루언서들이니 좀 더 사람들과 나눌 것이라 생각한 듯 보이지만 ‘나 혼자 쓸건데 엄마가 열 장 가져갔다’는 한 연예인의 SNS글로 쏜다 쿠폰은 그 의도가 무색해졌고, 일반 고객들에게는 낮은 포인트 적립과 얻기 힘든 쿠폰을 소량 제공하면서 인플루언서들에겐 이렇게 쉽게 많은 쿠폰을 주는 것이냐며 분노한 누리꾼들의 몰매를 맞았다. 배민 측은 자신들의 의도를 설명하는 사과문을 올렸지만, 결국 그 의도에 맞지 않게 흘러갔던 건 사실이므로 이는 배민의 실수였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과거 문방구로 판매했던 포스트잇에서 보인 여성혐오적 문구이다. 내 여자친구의 노트에 기억해야할 것에 팀장님의 커피 취향, 성형 전 내 얼굴, 다이어트 등이 적혀져 있어 직장에서 커피를 타야 하는 여성 직원이나 외모에 신경을 써야 하는 여성 등 여성혐오적인 시선이 드러난 것이다. 2013년에 만들어진 문구임을 감안하면 그 때는 몰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발견된 이상 시정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책에는 남성 고객들보다는 여성 고객들을 주로 생각해야 홍보가 된다는 내용이나 마케팅 과정에서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드는 아이디어는 무조건 배제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실직적인 적용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