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비
5 years ago

Ran
Avg 4.2
눈 감은 부처는 하늘을 돌보지 않는다. 꿈에서 혈혈단신이었던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성을 골고루 나누어주고 자신은 행복한 노후 생활을 편히 보내기로 결심하며 그 뜻을 전한다. 세 아들 중 첫째(노랑)와 둘째(빨강)가 아버지의 뜻을 기쁜 마음으로 받들었으나, 셋째(하늘)는 심하게 반대했다. 아버지는 자신의 뜻에 충고하던 셋째 아들에 분노하여 그와 절연하고, 두 아들만을 품은 아버지는 주황색 도포를 입는다. 그늘을 만들어주던 셋째가 떠나니 뭉게구름이 흩어졌고, 아첨하던 첫째와 둘째가 입김과 권력에 태도가 변하자 내리쬐는 태양에 기댈 곳 없던 아버지는 점점 메말라갔다. 결국 첫째와 둘째가 자신을 배신하고 모든 색을 잃어버린 아버지는 하얀색 도포를 입게 된다. 아버지는 세 아들에게 기대어 편한 여생을 보내길 바랬다. 아들들의 옷 색깔인 노랑과 빨강, 파랑이 서로 섞여 사이좋게 자신을 돌보길 바랬으나 결국 자신의 바램과 같았던 검정은 욕망이 되었고, 까만 하늘이 되었고, 눈 감은 부처가 되었고, 파국이 되었다. 여지껏 본 영화 중 가장 말이 많이 나온 것 같다. 성은 실제로 만들어서 불태웠다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을 각색한 이 엄청난 스케일의 <란>은 <카게무샤>를 만들기 위한 예행 연습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말도 안돼.